재판부, 특검에 “구체적인 사실관계 보완해달라”

상설특검 90일 활동 종료 기자회견.연합뉴스
상설특검 90일 활동 종료 기자회견.연합뉴스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과 관련해 수사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와 김동희 부산고검 검사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부장판사 한대균)는 20일 엄 검사와 김 검사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등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두 사람은 인천지검 부천지청에 재직하던 지난해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 수사팀에 무혐의 처분을 강요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상설특검(특별검사 안권섭)은 90일간 수사 끝에 엄 검사, 김 검사와 정종철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전현직 대표 등을 불구속 기소했다.

쿠팡 퇴직금 사건은 CFS가 2023년 5월 근로자들에게 불리하게 취업규칙을 바꿔 퇴직금 성격의 임금을 체불했다는 의혹이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이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부천지청은 불기소 처분했다. 당시 지청장이던 엄 검사 등 지휘부가 문지석 부장검사 등 수사팀에 “무혐의가 명백한 사건”이라며 일종의 수사 가이드라인을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다만 특검은 엄 검사와 김 검사가 주임 검사에게 ‘대검 보고 사실을 문 부장검사에게 알리지 마라’는 취지의 지시를 해 쿠팡 사건 처리 과정에서 문 검사를 패싱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또 엄 검사 등이 쿠팡 측으로부터 일종의 로비를 받고 유착한 것으로 의심하면서도 객관적인 증거는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피고인 측은 공소사실을 부인하며 특검의 공소권 남용을 주장했다. 엄 검사 측 변호인은 “쿠팡 사건을 무혐의 결정은 법원 판례를 참고해서 한 것으로 전혀 잘못된 처분이 아니다”라며 “특검은 사실 관계를 자의적으로 판단해서 짜맞추기 기소를 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도 특검에 “결국은 직권남용 부분은 무혐의 처분에 대해서가 아니라 ‘대검 보고’로 구성한 것인데 그 부분에 대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보완해달라”며 “무혐의 처분에 대해 재판부가 판단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 양형에 반영해야 하는지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엄 검사는 지난 12일 안권섭 특검과 김기욱·권도형 특검보, 수사팀장이었던 김호경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검사를 직권남용 및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소했다. 공식 출범 닷새 만에 특검이 사실상 결론을 정해두고 문 검사에게 수사 내용을 흘렸다는 것이다.

최영서 기자, 노민수 기자
최영서
노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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