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지난 14일 베이징)에 이어 한·일 정상회담(19일 안동)과 중·러 정상회담(20일 베이징)이 열리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가능성까지 나돌기 시작했다. 특히 시 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때 “대만을 공격하면 막을 것인가”라는 도발적 질문을 던진 데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선 “중·러가 패권주의에 맞서야 한다”고 했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북한 비핵화’를 재확인했지만, 중·러 공동성명에는 ‘외교 고립·경제 제재·무력 압박으로 북한 안보를 위협하는 데 반대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공급망·관세·기술 경쟁, 이란 및 우크라이나 전쟁, 인공지능(AI) 시대로의 급속한 진입 등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말 그대로 국제질서가 요동치고 있다. 그만큼 정교한 외교가 필요하다. 강대국들도 경쟁과 협력을 교묘하게 조화하는 실정인데, 대외 의존도가 높고 미국·중국 사이에 끼인 한국의 경우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 점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최근 외교적 언사는 걱정스럽다. 이 대통령은 20일 국무회의에서 이스라엘의 가자 구호선 나포 때 국민 2명이 억류된 것을 문제 삼으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국제형사재판소(ICC) 전범으로 인정돼 체포영장이 발부돼 있는 것 아니냐”라며 “우리도 (한국에 들어올 경우 체포 여부를) 검토해 봅시다”라고 했다.

이 대통령 언급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끝까지 보호하려는 취지였을 것이다. 이스라엘 군이 체포된 활동가들을 부당하게 다룬 것은, 네타냐후 총리조차 ‘이스라엘 가치와 규범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성명을 냈을 정도로, 분노할 만하다. 그러나 대통령이 직접 전범 운운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한·이스라엘 관계는 물론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관계, 이란에 맞서는 아랍에미리트와 한국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홀로코스트와 다를 바 없다’는 발언 파문도 있었다. 외교는 물론 국내 문제에 있어서도 ‘사이다 발언’을 삼가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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