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 협상을 타결함으로써 21일로 예정됐던 초유의 ‘반도체 파업’ 사태를 막았다. 22∼27일 조합원 투표에서 최종 확정되지만, 파국적 상황을 피하게 된 것은 국가 경제 차원에서 매우 다행한 일이다. 지난 6개월 동안 이어진 노사 갈등은 적지 않은 과제를 남겼다. 인공지능(AI) 시대 첨단 산업의 노동 시스템에선 기존 제조업의 노사관계·노동 관련법으로는 갈등 해소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줬다. 국가전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유지를 위해 안정적으로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와 노사 관계의 재정립이 절실한 것이다.

잠정 합의서에 따르면, 경영 원칙의 측면에서 경영권·주주권 침해를 최소화하는 방어선은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초과이익성과급(OPI)의 경우, 상한(연봉 50%)이 유지됐다. 대신 추가로 상한 없는 특별경영성과급을 10년 간 지급하기로 했는데, 부문 영업이익 200조 원(3년 간), 100조 원(이후 7년) 조건을 달았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과 유사한 방식으로 지급된다. 재원은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 성과의 10.5%’로 했다. 기준의 유연화로 고정성을 완화한 것이다.

다만, 반도체 부문(DS) 내 배분 비율에서 사측의 ‘전체 4, 사업부 6’으로 결정하긴 했지만, 적자 사업부도 성과급을 받을 수 있게 된 점에선 아쉽다. 성과 기반 보상의 원칙이 손상됐다. 성과급 갈등은 원청 기업들에서 끝난 게 아니다. 하청·협력업체로 번지고 있다. 타 기업에서도 쟁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노동의 대가가 보장돼야지만 적정한 선이 있어야 한다”면서 “세금도 떼기 전에 영업이익을 제도적으로 나눠 갖는다는 것은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투자자·주주·근로자 간 권한과 형평성을 훼손하지 않는 원칙이 세워져야 한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산업 생태계에서 상실했을 신뢰를 조속히 회복해야 한다. 이재용 회장이 “우리는 한 몸”이라고 밝힌 것처럼, ‘초일류’와 ‘원팀’의 사풍을 회복하는 것도 급선무다. 내부 갈등을 치유하고, 기술·품질·혁신에서 글로벌 ‘초격차’를 만들자는 경영·기술 전략을 곧추세워 재도약의 계기가 돼야 한다. 그게 걱정과 함께 상대적 박탈감마저 느꼈을 국민과 주주들에게 보답하는 길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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