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위원장의 ‘공개 비판’ 파장
이석연 “행정관이 경고성 메일 보내
청와대, 터무니없는 요구 계속 해와”
청와대 “내부 검토·조사 있을 예정”
일각선 “그동안의 갈등 노출된 것”
대통령, 관련 언급 없이 모두발언
대통령 간담회 참석한 이석연 위원장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이석연 위원장(부총리급)이 20일 청와대 행정관에게 갑질을 당했다고 폭로해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통합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 대표적인 보수 인사이지만, 여권에 쓴소리를 이어오다 청와대와의 껄끄러운 관계가 노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위원장은 21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오래전부터 K-국민통합지수 개발과 관련해 청와대에서 해외출장을 가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며 “그런 터무니없는 얘기를 하면서 행정관을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행정관은 도구로 이용된 것”이라며 ‘윗선’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위원장은 전날(20일) 청와대 행정관이 자신에게 ‘경고성 메일’을 보냈다고 주장하며 “40년 넘는 공직생활 동안 이와 같은 무례한 사례를 경험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이 공개한 메일을 보면 국민통합비서관실 소속이라고 밝힌 A 행정관은 “대통령실 요청 국정과제 관련 필수자료 제출 마감이 금일(17일)까지이나 위원회 측 소통 부재로 지연되고 있다”며 “향후 국정 운영 및 대통령 보고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임을 엄중히 고지한다”고 했다. 청와대가 준비 중인 ‘대통령 소속 자문회의·위원회 간담회’와 관련해 국민통합위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 위원장은 14일 이미 대통령 보고사항을 전달했으나 청와대에서 국민통합지수 개발을 위한 해외출장 계획 등을 계속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폭로에 앞서 강훈식 비서실장에게 경위 파악과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위원장의 폭로와 관련해 “내부적인 검토와 내부 조사가 있을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 위원장과 청와대 간 갈등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평가다. 이 위원장이 공개 석상에서 여권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내자 청와대에서 발언에 신중을 기해 달라는 요청을 몇 차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이 ‘법왜곡죄’ 입법을 밀어붙이자 “위헌적 발상이자 문명국의 수치”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이번 논란의 발단이 됐던 대통령 소속 자문회의·위원회 간담회를 주재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이 위원장 폭로 관련 언급 없이 “많은 분들 의견을 들어보고 자유롭게 토론하는 시간을 가지겠다”며 “자유롭게 하시되 하나의 조직 원리가 작동한다는 점을 숙지하고 계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정지형 기자, 나윤석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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