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풍경

사진·글=윤성호 기자

노동의 시간은 평등하지 않다.

허공에 뻗은 얇은 외줄 하나.

눈부신 햇빛이 반사되는 거대한 벽면 위로 고립된 그림자가 맴돈다.

두께 몇 밀리미터의 투명한 유리창.

그 얇은 경계를 사이에 두고 노동의 질량은 극명하게 갈린다.

창 안의 누군가에게 시간은 안락한 온도 속에서 지루하게, 혹은 제멋대로 흘러갈 테지만,

저 밧줄 끝에 매달린 이의 1분 1초는 중력을 거스르는 팽팽한 사투다.

우리는 흔히 하루 8시간, 시곗바늘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시간을 채우는 밀도마저 평등할 수는 없다.

누군가는 안에서 창밖의 맑은 풍경을 누릴 때,

누군가는 밖에서 위태롭게 그 풍경의 얼룩을 지워낸다.

유리창 하나를 맞대고 흐르는 두 개의 시간.

■ 촬영노트

풍경을 빗대어 썼을 뿐, 평등하지 않은 노동의 시간은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하다.

윤성호 기자
윤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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