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과급 합의’ 계열사로 확산

 

‘성과주의’ 무너지자 갈등 확산

삼성전기 노조 “단체행동 불사”

DX중심 노조는 가처분신청도

TSMC 등 해외기업까지 영향

“찬반투표 중지”

“찬반투표 중지”

26일 오전 삼성전자 모바일·가전(DX) 부문 직원들이 주축이 된 삼성전자 동행노동조합 집행부가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노사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 중지 가처분 신청서를 내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의 ‘억대 성과급’ 합의 후폭풍이 삼성전기·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 등 계열사로 확산하며 그룹 노사 갈등의 새 뇌관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삼성전기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하고 있고,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도 기존 성과급 제도를 대체하는 새 보상 프로그램을 사 측과 논의할 계획이다.

맏형인 삼성전자가 수조 원대 적자를 낸 사업부에도 성과급을 주기로 하면서 ‘성과주의’ 원칙이 무너진 만큼, 성과 보상 개편을 요구하는 노조의 실력 행사도 더욱 빈번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신훈식 삼성전기 존중노조 위원장은 26일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노사협의회가 지난달 일방적으로 초과이익성과급(OPI) 산정 기준을 경제적 부가가치(EVA)의 20% 또는 영업이익의 10%라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하지만 우리는 삼성전자만큼 영업이익이 크지 않기 때문에 최소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삼성전기의 2023년 OPI 지급률은 연봉의 1%, 2024년과 지난해에는 5∼6%대에 머물렀다. 올해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에 힘입어 영업이익 1조5000억 원 안팎의 호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노조의 임금·성과급 인상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신 위원장은 “우리는 파업을 지향하지는 않지만, 사 측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를 밟을 것”이라며 추후 단체행동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역시 ‘최고실적 동기부여 프로그램’ 도입 방안을 회사 측과 논의할 계획이다. 지난해 적자로 OPI 지급률이 0%였던 삼성SDI에서도 적자 사업부에 성과급을 지급한 삼성전자의 사례를 참고해 이를 적용하자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삼성전자가 쏘아 올린 ‘영업이익 N% 성과급’ 논란은 국내를 넘어 해외로도 번지고 있다. 대만 TSMC에서는 최근 ‘성과급 15% 삭감설’이 돌면서 일부 직원들이 삼성전자 노조를 본떠 파업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TSMC는 “올해 회사 성장에 발맞춰 인사고과에 따른 직원 성과급의 연간 성장률은 지난해 성장률을 확실히 넘어설 것으로 확신한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번 삼성전자 노사 성과급 협상에서 배제된 모바일·가전(DX) 부문 직원들의 반발은 법적 공방으로 비화하고 있다. DX 중심의 동행노동조합은 이날 노사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투표를 중지해달라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을 수원지방법원에 제기했다. 동행노조 측은 “이번 잠정합의안 과정에서 소외된 DX 부문의 조합원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다. 지난 22일부터 진행 중인 삼성전자 노조의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율은 이날 오전 10시 기준 90.45%로 집계됐다.

김호준 기자, 최지영 기자
김호준
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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