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 논설위원
코로나19 회복 이후 전 세계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주요 관광지마다 ‘오버 투어리즘’(overtourism·과잉 관광)으로 골치를 앓고 있다. 유엔세계관광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관광객 수는 약 15억2300만 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주요 관광 도시들은 인구 대비 관광객 수가 수배에서 수십 배에 달하면서 도시 인프라 과부하와 환경오염, 지역민의 경제적 소외 문제 등이 심각하다. 스페인 카나리아제도에선 극심한 가뭄으로 주민들은 엄격한 식수 제한을 받는 반면, 럭셔리 리조트 이용객들은 물을 펑펑 사용해 대규모 반(反)관광시위를 불렀다. 필리핀 보라카이는 하수 문제로 정부가 섬을 폐쇄해 정화했다.
각국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관광세 도입 등 다양한 대응에 나섰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비숙박 당일치기 방문객에게 도시 입장료를 부과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투숙객 세금을 호텔 등급에 따라 최대 15유로까지 인상했다. 일본 교토는 숙박세를 기존 최대 1000엔에서 10배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는 관광세를 최대 3배 인상했다. 인도네시아 발리도 관광세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제주도에서 2012년부터 관광세 도입을 추진했지만, 방문객 감소 우려 주장에 무산된 바 있다. 그런데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관광세 도입이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 명동과 남산, 남대문시장 등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중구가 진원지다. 이동현 더불어민주당 구청장 후보는 관광세를 걷어 절반은 구민에게, 나머지는 관광에 재투자하자는 ‘1호 공약’을 내놨다. 현 중구청장인 김길성 국민의힘 후보는 숙박세 형태의 관광세가 도입되면 인근 지역으로 관광객들이 이동해 오히려 지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 방문 외국인 관광객이 1893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오버 투어리즘이 사회문제화하고 있어 관광세 도입 여부를 논의할 시기는 됐다. 하지만 관광세는 명확한 도입 목적과 세금 사용처의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관광객 수를 제한하거나 데이터 기반 관광객 관리 등 보조적 수단을 쓰면서 세금 도입 여부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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