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中 빅테크 ‘그린 데이터센터’ 혁명
▲ 냉각 에너지 필요없는 우주
영하 270도 진공환경서 효율 ↑
토지 수용·전력부족 문제 해결
방사선 오류 방지 설계는 과제
▲ 장비 고장률 8분의1 바다
심해 저온수를 냉각원으로 활용
해상풍력발전 전력 해저로 공급
칩 교체 등 수리비는 더 클 수도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를 지구 밖 우주와 바다로 옮기는 이른바 ‘그린 데이터센터’ 혁명이 본격화하고 있다. ‘전력 먹는 하마’인 데이터센터는 AI 모델 고도화에 따라 용량이 증가하면서 전력 소비와 발열 문제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들은 기존 지상 중심의 데이터센터 패러다임을 벗어나 전력을 한층 쉽게 공급하면서도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을 빠르게 식힐 수 있는 새로운 환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우주 데이터센터에 가장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다. 이달 12일 미국 나스닥에 상장을 예고한 스페이스X는 오는 2028년부터 우주 공간에 총 100기가와트(GW)급에 달하는 초대형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원자력발전소 1기가 통상 1GW의 전력을 생산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원전 100개가 필요할 정도로 큰 규모다. 태양광 발전 효율이 지상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우주 궤도상에서 전력을 직접 조달하고, 영하 270도에 달하는 우주의 극한 진공 환경을 활용해 냉각 에너지를 사실상 ‘제로(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이미 재사용 우주선 ‘스타십’을 통해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춘 만큼, 기존 지상 데이터센터가 갖고 있던 토지 수용 문제와 전력 부족 등을 단숨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마존 역시 저궤도 우주 데이터센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에 착수하며 맞불을 놨다. 아마존은 자체 초거대 AI 컴퓨팅 칩을 탑재한 AI 위성 5만 기를 지구 궤도에 촘촘히 정착시키는 ‘프로젝트 선라이즈(Project Sunrise)’를 본격 가동했다. 이 프로젝트는 지상 데이터센터가 유발하는 탄소 배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동시에, 지구 전역을 아우르는 초고속·저지연 AI 클라우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우주 공간뿐만 아니라 지구 내부의 심해와 바다 위를 활용한 ‘수중 데이터센터’ 경쟁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고압에 견디는 컨테이너 형태로 제작해 차가운 바닷속에 가라앉히는 수중 데이터센터의 성능 실험을 이미 마쳤다. MS에 따르면 수중 데이터센터의 고장률은 육지의 8분의 1 수준으로 낮다. 산소와 수분이 없는 밀폐된 환경 덕분에 장비의 부식과 고장률도 지상 대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입증된 것이다. 심해의 일정한 저온수를 자연 냉각원으로 활용하면 별도의 대형 냉각 장치(칠러)를 가동할 필요가 없다. 중국은 세계 최초로 해상 풍력 발전으로 전력을 공급받는 상업용 해저 데이터센터를 가동했다. 최근 중국 정부와 하이클라우드 테크놀로지는 상하이(上海) 인근 해역에서 해상 풍력 발전과 직접 연결된 데이터센터를 공개했다. 데이터센터는 해수면 아래 약 10m 지점에 설치됐다. 센터는 총 4개 층 구조 안에 192개의 서버 랙과 약 2000대의 서버가 배치됐다. 시범 운영 단계에서는 2.3메가와트(㎿)의 전력을 공급하고 있으며, 전체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최대 24㎿ 규모로 확대될 예정이다.
다만 우주·바다 기반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기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주 데이터센터의 경우 방사선으로부터 내부의 반도체나 각종 장비들이 오류를 일으킬 확률이 높아 내우주성 설계 기술이 필요하다. 바다 데이터센터는 높은 수압과 염분 등 거친 환경 탓에 칩 교체를 포함한 하드웨어 결함이 자주 발생해 운영 비용이 지상 대비 훨씬 클 것으로 전망된다. IT 업계 관계자는 “지구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대규모 AI 연산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구는 차갑게, 데이터센터는 뜨겁게’ 유지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친환경 인프라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김호준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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