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전신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위원 정수는 5인이다. 이 중 방통위원장과 상임위원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나머지 3인의 위원은 국회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그런데 정치적 갈등으로 국회가 위원 추천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방통위가 대통령이 임명한 2인만으로 구성·운영된 적이 있었다. 법원에서도 2인 체제가 불법이라는 판단과 2인 체제가 정당하다는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그런데 방통위법은 제13조에서 방통위 회의는 위원 중 2인 이상의 소집요구 또는 위원장의 직권으로 소집하고 재적 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문제는 방통위법에 몇 명 이상이 출석해야 회의를 개의할 수 있는지 규정이 없었으며, 재적 위원과 위원 정수는 별개라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한편에서는 방통위는 위원 정수는 5인이지만 임명되지 않은 위원을 제외한 재적 위원은 2인이기 때문에 방통위법 위반의 문제는 없다는 해석이 있다. 반면에 합의제 기관으로서 방통위법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방통위 회의 의결은 위원 정수 5인 중 3인 위원 이상이 출석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최근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이 2인 체제 당시의 방통위 결정이 무효라는 주장을 하여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이 주장은 세 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첫째, 이미 정수의 문제와 재적의 문제는 구별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의원의 정수는 300명이지만, 의원직 상실 등으로 정수를 못 채우고 있는 경우에 실제 재적의원은 정수와는 별개로 현재 재직하고 있는 의원수를 말한다.
둘째, 이와 관련한 헌법재판소 결정에 혼선이 있다. 헌법재판소는 KBS 수신료 결정에서 위원 정수와 재적 위원 수는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확인한 바 있으며, 방통위 회의를 위해 요구되는 최소한의 위원 수가 3인 이상이라는 취지는 아니었다. 이런 헌재결정의 혼선이, 국민적 혼란을 부채질했다.
셋째, 방미통위원장이 2인 체제의 유효성 여부 문제를 이미 새 정부가 출범하고 방통위가 방미통위로 변경된 상황에서, 뒤늦게 제기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 측면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이런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김 위원장의 무효주장은 긁어 부스럼이 될 우려가 매우 크다. 더욱이 전 정권의 결정을 뒤집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기 시작한다면 그로 인한 불신과 반발, 당사자들의 혼란과 막대한 손해는 극도로 심해질 것이다. 과연 이를 모두 감수하고라도 2인 체제 방통위 결정을 모두 소급해서 무효로 할 정도의 실익이 있는가? 정권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국민의 관점에서 그 실익을 납득시킬 수 없다면, 과연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무효 주장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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