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종 논설위원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한동훈 후보는 유세 도중 한 초등학생으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는다. “아저씨, 근데 무소속이라고 하면 좀 안 쪽팔려요?”라는 돌직구 질문이다. 초등학생의 도발적 질문에 한 후보는 멈칫하더니 “무소속인데 어떻게 하겠냐. 안 쪽팔린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또, 한 초등학생은 한 후보가 당에서 제명당한 사실을 빗대 “아저씨 짤렸어요?”라고 하자 한 후보는 헛웃음을 보였다.
한 후보 측이 매일 공개하는 쇼츠 영상 중에는 이렇게 어린이, 초·중학생들과 대화하는 장면이 유독 많다. 한 초등학생은 갑자기 자기가 복싱을 배우고 있다며 한 후보 앞에서 ‘섀도복싱’ 모습을 보여주고, 한 중학생은 돌연 텀블링을 선보인다. 한 중학생은 유세차에 올라가 ‘파이팅’을 외치고 내려가고, 여학생들은 자신이 먹으려고 가방에 넣어둔 샌드위치를 선뜻 선물하기도 했다.
인공지능(AI)으로 유명한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후보도 초등학생들의 사인 공세를 받거나 인스타그램 맞팔 신청을 받고,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는 이런 학생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10·20대에서 유행하는 따라하기 쇼츠를 만들어 올린다. 특히, 하 후보는 선거운동을 시작하자마자 초등학교 여학생에게 ‘오빠’라고 해보라고 한 정청래 대표의 말 때문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아직 유권자가 아닌 초·중학생들이 선거에 관심을 갖고 후보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오자 후보들도 신경을 쓰고 있다.
이번 선거의 특징 중 하나가 선거권(18세 이상)을 갖지 않는 초·중학생들이 후보들에게 자연스럽게 호감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한 후보 측에서 이를 ‘서동요 전략’이라고 명명하고 관련 영상을 많이 만들어 내고 있다. 백제 무왕의 젊은 시절 이름인 ‘서동’이 아이들에게 신라의 선화공주와 관계를 소문내 결국 혼인에 성공한다는 향가를 빗댄 것이다.
SNS와 유튜브에 익숙한 학생들이 정치인들의 유세나 선거운동을 자연스럽게 접하고 이를 재미있는 놀이로 받아들이고 있는 듯하다. 학교에서 누가 쇼츠에 나왔다는 게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들의 부모인 30·40대도 아이들과 함께 후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곧 유권자가 될 이들이 정치인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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