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

앞으로 4년간 지방을 이끌고 갈 시도지사와 시장·군수, 지방의원은 물론 교육감을 선출하는 선거일이 내일로 다가왔다. 정부가 사전투표일도 이틀간이나 지정하고 선거일을 공휴일로 정해 투표를 독려하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투표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교육감은 각 시도의 교육 및 학예 업무를 집행하는 시도 교육청의 수장이고, 교육청은 지방의 교육·과학·기술·체육과 학예에 관한 사무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교육과정의 운영, 교육예산과 결산, 교육청 산하 각급 교원 등의 인사 및 조직, 학교의 설치와 폐지 등 유초중등학교 교육의 전반을 관장하며 법적 책임을 진다.

지방교육자치법상 교육감은 주민의 직접투표로 선출하도록 규정돼 있다. 교육감 후보는 정당원이 아니어야 하고 교육 경력이 있어야 한다. 문제는, 지역을 대표하는 시도지사나 시장·군수·구청장 선거와는 달리 교육감 후보들에 대해서는 관심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서울·부산·대구 교육감 후보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지지 후보가 없거나 답변을 거부한 응답자가 적게는 50%, 많게는 75%에 달했다. 교육감 1위는 잘 모름이나 없음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수도권·비수도권 양극화와 지방자치의 형식적 운용으로 인해 지방정치에 주민들의 관심이 적다. 특히, 유초중등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청은 7할 이상의 살림을 중앙정부로부터 지원받고, 지방자치단체 부담도 법정화돼 있어 결국 부담에 대한 의사결정이 모두 국회, 즉 중앙정부에서 이뤄진다. 전국적으로 획일적인 서비스는 불만족을 초래하고, 이는 정치 불신으로 이어진다. 주민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지방교육 의사결정이 과도하게 전국단위 거대 양당의 전략과 정강에 의존하는 것은 문제다.

정치적 중립 때문에 교육감 선거를 일반 자치단체장과 별도로 하지만, 실상은 진보와 보수 양 극단으로 나뉘어 중앙 정치판의 판박이다. 관심도 없고 정치 지형도 그대로 여야 구도를 따르다 보니 선거 결과는 진보와 보수 교육감으로 갈릴 수밖에 없다. 2025년 결산 기준 17개 시·도 교육청의 총지출이 98조5265억 원에 이른다. 복지 지출을 제외하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재정이 이러한 교육감의 지휘 아래 편성되고 집행되는 것이다. 지방교육을 책임지는 수장을 뽑는데 현재와 같은 깜깜이 방식은 이젠 바꿔야 한다.

1987년까지 임명제, 2006년까지 간선제를 거쳐 2010년 이후 전국동시 지방선거의 하나로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를 이젠 지방이 선택하게 해야 한다. 지방교육자치법을 개정해, 시도의회의 결정으로 현행 직선제를 유지하는 것도 가능하고, 시도지사와의 러닝메이트 제도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 유초중등 교육이라는 가장 중요한 지방정부 기능을 일반 지자체와 연계해 계획·집행하게 할 수 있도록 해줄 필요가 있다.

초저출산, 지방소멸을 걱정한다. 지방시대는 교육에서부터 풀고 교육은 생애주기로 이뤄져야 한다. 그 지역에서 나서 보육·교육을 받고 직업을 갖고 일하며 평생학습을 하다가 은퇴해서는 여전히 그 지역에서 재능 기부를 하는 모델을 희망한다. 일반 지자체와 교육감의 협력이 매우 중요한 만큼 교육감 선출 방식은 지방이 선택하게 할 때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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