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기록적인 증시 호황 속에서 기록적인 사전투표율을 기록한 6·3 지방선거가 끝나면 중앙 및 지방 정부가 당면할 경제정책 과제들이 묵직하게 다가올 것이다. 1년 만에 주가가 340%나 오르고,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던 수출도 43% 이상 증가하면서 우리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빠르게 퍼져 있지만 절대로 방심할 수 없는 복병이 곳곳에 있다.
첫째가 인플레이션이다. 2022년 한때 6%를 넘었던 인플레이션이 2024년에 1.2%까지 가라앉으면서 한동안 2% 초반을 넘지 않았지만, 지난 2월 28일 미국·이란 전쟁이 터지면서 또다시 가파르게 올라 2.6%를 넘어서고 있다. 특히, 서민이 직접 맞닥뜨려야 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5월보다 3.1% 올랐고, 공산품 가격 상승률은 2023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4% 턱밑까지 갔다. 걱정스러운 것은, 앞으로 물가를 선행적으로 올리는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1월 1.9%에서 4월에 6.9%로 올라갔다는 사실이다. 인플레이션 상승이 당분간 계속될 것임을 암시한다.
이런 상황이라면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언제 얼마만큼 올릴지만 남은 셈이다. 기준금리를 올리면 가계대출이나 자영업자대출의 금리 부담은 커지고 주식시장이나 기업의 국내 투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게 분명하다. 인플레이션을 잡자니 민생이나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고, 가만히 있자니 인플레이션이 발목을 잡는 난감한 형국이 전개되는 것이다.
둘째는 환율 불안이다. 2023년 1월만 하더라도 달러당 1270원에 불과하던 환율은 1500원을 넘어 1510원도 곧 돌파할 기세로 상승하고 있다. 연간 1380억 달러가 넘는 상품수지 흑자를 기록하면서도 원·달러 환율이 약세를 면치 못한다는 사실은 설명하고 이해하기 매우 어려운 형편이다. 환율 상승은 수입 원자재 가격을 올리면서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중소기업에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채산성을 심각하게 압박하는 요인이 된다.
셋째는 소비 부진이다. 2022년부터 3년 연속 역성장하던 소매판매액지수(실질)는 역대급 증시 활황과 소비지원금에도 불구하고 2025년 0.5% 증가에 그쳤는데, 올해 들어서도 1월 -6.2%, 2월 -3.4%, 그리고 4월 -6.0%로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가 기록적인 호황을 보이는데도 소비가 크게 늘지 않는 근본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주가 상승의 이익이 개인에게로 돌아가지 않고 5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법인이나 외국인에게로 귀속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주가 상승의 이익이 서울 강남 주민과 같은 한계소비성향이 낮은 비교적 부유한 계층에 돌아가면서 주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 증가 효과가 매우 미미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끝으로, 장기화하는 건설산업 부진이다. 건설산업의 성장률은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부터 5년 동안 역성장한 뒤 2018년 이후 근 10년째 역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금융위기부터 치자면 거의 20년째 역성장을 거듭하는 셈이다.
이 4가지 복병은 중앙정부가 새로 꾸려질 지방정부와 함께 해결해야 할 막중한 과제다. 당분간 전국 선거와 같이 정치적으로 고려할 조건이 없는 만큼 실력껏 진짜 성장이 무엇인지 보여줄 수 있는 올바른 경제정책을 펼 때가 왔다.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