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업체나 반도체·배터리 공장은 고위험 화학물질을 다루기 때문에 그 자체로 거대한 화학 플랜트다. 첨단제조업 특성상 독성가스 누출, 화학물질 폭발 등으로 인한 참사가 날 수 있는 만큼 안전대책도 ‘첨단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사고 양상이나 유발 물질도 과거와 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일 같은 날 발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나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유독가스 누출 사고는 그럴 필요성을 새삼 보여준다.
한화에어로 대전사업장은 항공·방산 관련 시설과 장비를 만드는 국가 보안시설인데, 이번 사고는 로켓 고체연료 주입 때 사용된 작업 도구 세척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2018·2019년에도 유사 사고가 났다는 점에서 고위험 물질에 대한 안전대책 미비 책임을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사고는 K방산 신뢰도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청주 SK하이닉스 공장에선 설비 작업 도중 스파크가 튀면서 화재가 발생, 불소가 누출됐다. 3600여 명의 근로자가 긴급 대피해 인명 피해가 없었지만, 불소는 중독시 심정지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실제로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첨단산업 작업장의 폭발 사고는 급증 추세다. 소방청에 따르면, 2022년 449건에서 2025년 619건으로 늘었다. 방산업체는 물론이고 배터리·반도체 사업장에서는 화학물질 사용이 많아 새로운 위험이 상존하는데, 안전설비나 근로자 인식은 과거 제조업에 맞춰져 있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4년 6월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로, 일차전지 리튬 배터리의 열 폭주 현상에 대한 인식 부재로 인해 대형 참사가 났다. 처벌을 강화한 중대재해처벌법에도 사고가 줄지 않는 역설적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예방에 치중한 전방위 업그레이드가 시급하다. 첨단산업 강국에 진입했음에도 안전대책이 과거에 머문다면 언제든 사고는 재발할 수밖에 없다.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