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구릿값 급등 여파로 공동주택 수도계량기를 노린 절도가 잇따르고 있다. 계량기 내부에 들어가는 청동 가격이 오르면서 이를 떼어내 고물로 넘기는 범죄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특히 장기간 비어 있는 빈집이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
2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도쿄(東京)도 마치다(町田)시의 한 공공임대주택에서 수도계량기 10개가 도난당한 데 이어 인근 단지에서도 21개가 추가로 사라졌다. 복도 누수를 이상하게 여긴 주민들이 신고하면서 범행이 드러났다. 피해액은 14만 엔(약 132만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수도계량기 절도는 일본 곳곳에서 확산하는 추세다. 가나가와(神奈川)현에서는 올해 1월부터 4월 하순까지 접수된 피해 신고가 455건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피해 건수(228건)의 두 배를 넘어섰다. 야마구치(山口)현 시모노세키(下関)시에서는 정수장이 고물 매각용으로 보관하던 폐계량기 1300여 개가 통째로 도난당하는 일도 있었다.
최근 구리 가격이 급등한 점도 계량기 절도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일본 비철금속 업체 JX금속은 지난달 구리 거래 기준가를 1t당 231만엔으로 올렸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오른 사상 최고 수준이다. 수도계량기 주요 재료인 청동 가격도 함께 뛰면서 절도 표적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지자체들은 피해를 막기 위해 장기 공실 세대의 수도계량기를 무료로 미리 철거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도쿄 수도국 관계자는 “수돗물이 갑자기 나오지 않거나 의심스러운 정황을 목격하면 즉시 당국이나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성윤정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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