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사업장 환경보고서 보니…
화학물질세척제 月 8240㎏ 써
추진제엔 금속분진 성분 포함
작은 마찰에도 폭발할 가능성
경찰, 대전 사업장 등 압수수색
사측은 9개 생산라인 가동중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 폭발 사고로 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가 발생한 56동에서는 폭발위험이 높은 유해화학물질이 다수 사용됐던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사고 직후 회사 측은 “위험성이 낮은 공정인데 왜 사고가 났는지 의문”이라고 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유해화학물질 다수가 사용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안전 불감증에 따른 ‘인재(人災)’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5일까지 이틀간 필수 공정을 제외한 9개 사업장 생산라인 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특별안전점검에 돌입했다.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조지연(국민의힘) 의원실이 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받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작업 환경 측정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56동은 매월 8240㎏ 상당의 세척제와 3만6000㎏의 추진제를 사용해 온 것으로 집계됐다. 석유의 일종인 부생연료유도 평균 730ℓ가량 사용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세척제에는 디클로로에틸렌 성분이, 추진제에는 금속분진 성분이 다량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두 성분 모두 폭발위험이 높은 유해 성분으로 분류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해당 동에서 사용된 유해화학물질들이 폭발 사고 피해를 더욱 키웠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금속분진은 물과 반응해 수소 가스를 발생시킬 수 있다. 특히 미세 분말 상태에서는 작은 정전기나 마찰 스파크에도 폭발할 수 있다. 석유계 세척액과 디클로로에틸렌 또한 고인화성 액체 및 증기에 속해 화재에 취약하다. 세척이 필요한 공구를 56동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마찰열과 충격 등으로 스파크가 생겼다면, 작업장 내 유해화학물질이 이와 반응해 폭발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알루미늄은 금속 계통으로 정전기가 상당히 많이 발생하며 디클로로에틸렌 또한 석유계 물질로, 마찰력 등으로 폭발이 발생했다면 이런 위험 물질이 불길을 확산했을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에 대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세척제에 해당 물질이 포함된 것은 맞지만, 실제 공정에는 안정제를 추가로 섞어, 비위험물로 분류되는 혼합물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한화 관계자는 “세척제에 안정제를 추가로 섞은 혼합물과 알루미늄 가루 또한 한국소방산업기술원으로부터 위험물 시험판정결과 비위험물로 판정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추진제와 관련해서도 “세척 공정인 만큼 추진제를 직접 다룰 일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런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대전, 충북 보은, 전남 여수, 경남 창원 1~3사업장 등 전국 9개 사업장에서 생산라인 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특별 안전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전사 조업을 중단한 것은 2023년 통합 출범 후 처음이다.
한편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이날 오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본사와 대전사업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노수빈 기자, 김유진 기자, 이정민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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