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는 박수현 선택·기초단체장 10곳은 국힘 ‘균형감각’ 표출
도시 ‘민주 강세’ vs 국힘 내포·서해안 우위에 부여·청양·태안 탈환
朴, 당선 불구 정치적 고향 ‘공·부·청’ 및 보궐 ‘안방 전패’ 뼈아파
대전=김창희 기자
지방선거의 충남 지역 최종 개표 결과, 충남 표심은 도지사 선거 결과와 기초단체장 선거 결과가 따로 노는 이른바 ‘표심 디커플링(비동조화)’ 현상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후보가 52.53%(563,397표)를 득표해 47.46%(509,100표)에 그친 국민의힘 김태흠 후보를 5.07%p 차이로 꺾고 4년 만에 충남도정을 되찾았지만, 시장·군수 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15개 시·군 중 10곳을 차지해 우위를 유지하며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간의 독특한 ‘정치적 균형’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시·군별 최종 득표 데이터에 따르면, 충남 15개 시·군(천안시 2개 구 분리 시 총 16개 구역) 중 박수현 당선인은 10개 시·군(11개 구역)에서 우위를 점했고, 김태흠 후보는 5개 시·군(5개 구역)에서 앞서는 데 그쳤다. 국민의힘이 기초단체장(시장·군수) 선거에서 15곳중 3분의 2인 10곳을 쓸어 담은 것과 달리, 도지사 선거에서는 박 당선인이 우위를 보였다.
◇박수현 우위 지역 10개 시군… 북부 산업벨트 압승 및 내륙 텃밭 잠식
박수현 당선인은 인구 밀집 지역인 북부권 산업 도시에서 두 자릿수 격차로 대승을 거두며 승기를 굳혔고,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내륙 농어촌 지역에서도 김 후보를 근소하게 앞섰다.
박 당선인은 천안시 서북구에서 13.71%p 차(박 56.85% vs 김 43.14%), 아산시에서 13.13%p 차(박 56.56% vs 김 43.43%)로 김 후보를 따돌리며 두 자릿수 압승을 거뒀다. 당진시에서도 8.63%p 차(박 54.31% vs 김 45.68%)로 넉넉하게 이겼다.
정치적 고향인 공주시에서 6.43%p 차, 천안시 동남구 5.69%p 차, 서산시 4.93%p 차, 계룡시 4.73%p 차, 논산시 3.99%p 차로 각각 우위를 확립했다. 금산군(1.87%p 차), 부여군(1.05%p 차), 청양군(0.71%p 차) 등 3곳의 내륙 농촌 지역에서도 도지사 표심만큼은 박 당선인의 손을 들어줬다.
박 당선인과 김태흠 후보의 격차는 5만4340표인데 천안시 서북구에서 2만1988표 차, 아산시 2만1215표 차, 당진시 7111표 차 등 인구밀집지역에서 대승을 거둔 것이 결정적인 승인이 됐다. 천안시 서북구와 아산 등 두 지역에서만 각각 2만 표가 넘는 압도적인 격차를 벌리며 총 4만3203표의 우위를 확보한 것이다.
◇김태흠 우위 지역 5곳…고향 보령과 ‘보수 성지’ 예산서만 체면치레
국민의힘 김태흠 후보는 자신의 고향과 지지 기반이 확고한 이른바 ‘서해안·내포 핵심 텃밭’ 5곳에서만 박 당선인을 앞섰다.
충남 전역을 통틀어 가장 큰 격차가 벌어진 곳은 예산군으로, 김 후보가 18.27%p 차(국 59.13% vs 민 40.86%)로 박 당선인을 압도했다. 자신의 정치적 고향이자 현역 국회의원 지역구였던 보령시에서도 9.91%p 차(국 54.95% vs 민 45.04%)로 체면을 세웠으며, 태안군에서도 6.59%p 차(국 53.29% vs 민 46.70%)로 우위를 지켰다.
홍성군에서는 1.11%p 차(국 50.55% vs 민 49.44%), 서천군에서는 1.03%p 차(국 50.51% vs 민 49.48%)로 박 당선인과 피 말리는 접전을 벌인 끝에 간신히 1위를 수성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충남지사 선거는 인구가 몰린 대도시권(천안·아산·당진)의 민주당 쏠림 현상에 더해, 공주·부여·청양 등 중남부 내륙권마저 박수현 당선인에 표를 던지면서 전체 득표율 52.53% 대 47.46%라는 5.07%p 차이의 민주당 승리로 귀결됐다.
◇기초장 국민의힘 10곳, 민주당 5곳 승리 … 충남 국회의원 보궐은 1대1 무승부
충남 기초단체장 정치 지형은 선거 때마다 민심의 추가 크게 출렁이는 역동성을 보여왔다. 2018년 지선은 민주당이 15곳 중 11곳을 휩쓸며 완승했고,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4곳을 지키는 데 그쳤다. 2022년 지선은 대선 직후 ‘윤풍’이 불면서 국민의힘이 12곳을 석권했고, 민주당은 부여·청양·태안 등 3곳만 겨우 수성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10곳, 민주당이 5곳을 각각 확보하면서 4년 전 국민의힘으로 급격히 쏠렸던 구조가 다소 완화되는 모양새가 됐다.
지역별 공간 구조와 산업 지형에 따른 표심 분열도 더욱 뚜렷해졌다. 민주당은 충남 인구가 밀집한 천안과 아산, 그리고 서해안 산업도시인 당진에서 승리하며 북부권 벨트를 견고히 구축했다. 여기에 전통적 농촌 지역인 금산과 서천까지 승리 지역을 넓히며 교두보를 확장했다.
국민의힘은 공주·보령·서산·논산·계룡을 비롯해 홍성·예산 등 중남부권과 내포신도시, 서해안권 상당수 지역을 지켜냈다. 특히 지난 2022년 지선에서 민주당 당선인을 냈던 부여, 청양, 태안 3곳을 이번에 탈환해 오는 저력을 보였다.
동시에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농촌 기반의 ‘공주·부여·청양’은 국민의힘 윤용근 후보가, 도시 지역인 ‘아산을’은 민주당 전은수 후보가 승리해 1대1 무승부를 기록, ‘도시=진보, 농촌=보수’라는 상반된 정치지형을 재확인시켰다.
특히 박수현 당선인의 정치적 고향인 공주·부여·청양 기초단체장 3석과 국회의원 보궐선거 1석 등 4석을 모두 국민의힘이 가져간 것은 박 당선인에게 뼈아픈 대목이다. 김정섭, 김돈곤, 김민수 등 시장·군수 후보는 물론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로 나선 김영빈 후보 등 민주당 후보 4명이 모두 석패했다. 종전에는 이중 세자리가 민주당 차지였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대전이 민주당 일방 독식으로 끝난 반면, 충남은 도지사와 시장·군수를 구별해 찍는 절묘한 분리 투표 양상을 보여줬다”며 “북부 산업권은 민주당에 힘을 싣되 내륙 농촌은 국민의힘을 선택해 독주를 견제하는 충남 특유의 전략적 균형 감각이 작동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김창희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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