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 인터뷰 - 윤태식 교수 ‘가시광선 광촉매’ 연구는
지난 1일 삼성 호암상 화학·생명과학부문을 수상한 윤태식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 교수는 눈에 보이는 빛으로 유기분자를 만드는 ‘가시광선 광촉매 유기합성’ 분야의 선구자다. 윤 교수의 유기합성 방법론은 원하는 구조의 유기분자를 더 정밀하게 만들 수 있어 신약 개발이나 화학 제조공정에 활용 가능성이 큰 연구로 평가받고 있다.
5일 과학계에 따르면 윤 교수는 2008년 가시광선으로 유기분자의 고리 구조를 만드는 연구를 선보인 이래 이 분야를 키운 초기 개척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기존에도 빛을 이용해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광화학 연구가 있었지만 주로 에너지가 큰 자외선에 의존했다. 자외선은 반응을 일으키는 힘은 강하지만 분자를 손상시키거나 원하지 않는 반응을 만들기 쉽고, 반응 결과를 정밀하게 제어하기도 어려웠다.
윤 교수는 낮은 에너지의 가시광선과 광촉매를 통해 이런 한계를 극복했다. 광촉매는 빛을 먼저 받아 화학반응이 일어나도록 돕는 물질이다. 윤 교수는 루테늄이나 이리듐 등 빛을 잘 흡수하는 금속 기반 촉매를 활용, 빛 에너지를 분자에 직접 쏘는 대신 촉매가 먼저 빛을 받아 반응을 유도하도록 했다. 촉매가 빛을 받아 전자나 에너지를 전달하면 평소에는 만들기 어려운 결합을 더 용이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더 중요한 부분은 촉매를 통해 광화학 반응을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빛을 받은 분자는 매우 높은 에너지 상태가 되기 때문에 반응이 어디로 튈지 예측하기 어렵다. 특히 신약 개발에서는 분자식과 원자 배열 순서가 같지만 거울에 비친 것처럼 3차원 대칭 구조를 지닌 ‘거울상 이성질체’ 분자를 제어하는 것이 중요하다. 형태가 유사하지만 성질이나 약효에 있어서는 완전히 다를 수 있기에 이는 오랫동안 난제로 여겨졌다. 윤 교수는 거울상 이성질체 중 한쪽만 선택해 만들 수 있도록 촉매를 이중으로 사용하는 전략을 제시해 이를 해결했다.
이 성과는 신약 개발과 제조 공정에서 주목받고 있다. 제약 분야에서는 새로운 분자를 빠르게 만들어 약효가 있는 신약 후보 물질을 찾아내는 과정이 중요하다. 가시광선 광촉매 기술은 복잡하고 특이한 구조의 분자를 비교적 빠르고 용이하게 만들 수 있게 해 차세대 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구혁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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