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은 오지 않는다

안토니오 카실리 지음. 변정수 옮김. 기계가 인간 노동을 대체할까. 책에 따르면 인간 노동의 종말이라는 예언은 산업화 이후 끊임없이 반복돼 왔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기술은 노동을 사라지게 하기보다 새로운 형태의 노동을 만들어냈고, 그 노동을 더 잘게 분절하며 더 보이지 않는 곳으로 이동시켜왔다는 것이다. 이상북스. 524쪽, 3만2000원.

딸기 이론

김숨 지음. 디아스포라 난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시각장애인까지 우리 사회의 무수한 연약한 삶과 목소리를 문학으로 담아온 저자의 신작 장편소설. 이번 소설의 주인공은 여성 이주 노동자다. 한 통의 긴 편지처럼 쓰인 소설을 통해 ‘딸기밭’이라는 노동현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여준다. 민음사. 344쪽, 1만8000원.

감정사회

마렌 우르너 지음. 마정현 옮김. 감정과 정치를 분리해야 한다는 오래된 통념에 질문을 던지는 책. 정치적 선택과 사회적 판단이 실제로는 감정과 분리될 수 없고 오히려 감정에 깊이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신경과학과 심리학 연구를 통해 설명한다. 특히 감정을 억누르는 태도가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다람. 324쪽, 1만8800원.

나에게는 새의 말이 들린다

스즈키 도시타카 지음. 김소연 옮김. 새들 또한 고유의 단어와 문법으로 소통한다. 아시아 최초로 영국 동물행동연구협회 국제상을 수상한 저자의 ‘새 언어’ 탐구의 과정을 기록한 책이다. 뱀처럼 보이는 나뭇가지를 이용해 새들에게 착시를 일으켜 반응을 확인하는 등 원초적이지만 기발한 실험을 볼 수 있다. 오팬하우스. 328쪽, 1만9000원.

팔레스타인 번역가의 이중생활

알라 알카이시 지음. 서제인 옮김. 저자는 아랍 문학을 영어로 옮기는 번역가. 팔레스타인의 굶주림과 언어에 관해 다룬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헐벗은 상황이 영어로 보도될 때면 순화되고, 매끈한 형태로 다듬어진다.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실어 나르는 일은 언제나 오역을 무릅쓰는 배신행위다. 글항아리. 224쪽, 1만8000원.

히스토리아 비테이

최재천 지음. 생태학자인 저자가 태초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지구 생명의 역사를 되돌아본 책. 저자는 생명체들이 걸어온 발자취를 진화론적으로 살펴보면서 그들의 생존 지혜가 공생에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저자는 인류도 ‘호모 심비우스(공생하는 인간)’로 거듭나야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지식서재. 328쪽, 2만4000원.

노래하고 춤추고 사랑하라

송화숙 지음. 스윙 재즈부터 록, 디스코, 레게, 힙합까지. 대중음악과 함께 20세기 세계사를 입체적으로 들여다보는 책. 권위와 독재에 저항하며 기꺼이 길 위를 헤매고, 전쟁과 차별에 반대하며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향해 전진했던 20세기 청소년들의 시선에서 역사를 바라본다. 창비. 220쪽, 1만5000원.

너무 빨리 배우는 아이들

천근아 지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교수인 저자가 조기 학습의 폐해를 짚어낸 책. 저자는 지나치게 일찍부터 가해지는 인지 자극과 지속적 스트레스가 전두엽 발달을 가로막으며 아이 뇌를 ‘학습 모드’ 대신 ‘생존 모드’에 돌입하도록 만든다고 지적한다. 웅진지식하우스. 248쪽, 1만8800원.

펑펑

복길 지음. 1990년대부터 2020년대에 이르기까지 K팝 역사에 이름을 남긴 아티스트와 그들의 곡을 아우른 책. 저자는 즐거움과 외로움, 배신감과 결속감, 해방감과 죄책감 등 감정의 기억들을 동원해 K팝의 역사를 써내려 간다. 아티스트와 팬의 관계를 고찰하고, 노래로 사회를 해석하는 일도 잊지 않는다. 한겨레출판. 312쪽, 1만7500원.

청년파산

박기태 지음. 회생 및 파산 전문 변호사인 저자가 2030 청년들이 성실하게 살아갈수록 경제적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현실을 고발한다. 청년들이 어떻게 부채를 안게 되는지, 누가 이러한 정글을 설계하는지 사회 구조도 파헤친다. 청년들에게 ‘실패할 권리’를 되찾아주자며 9가지 제도적 처방전도 제안한다. 메디치미디어. 352쪽, 2만2000원.

신재우 기자, 인지현 기자
신재우
인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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