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나이를 따지는 방법은 매우 복잡하다. 태아의 임신 주수를 산정하는 기준도 배란일이나 수정일을 기준으로 해야 할 듯하나 보통 마지막 월경일을 기준으로 한다.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나이를 매겨야 할 것 같은데 그것도 아니다. 과거에는 이 순간부터 한 살이었는데 이제는 첫 생일을 맞아야 한 살이다. 숫자 1 이전의 정수는 0인데 이는 없는 것을 가리키니 아이는 세상에 있지만, 나이는 없는 셈이다.
복잡하기는 술의 나이도 마찬가지다. 화학적으로는 알코올이 생성되는 시점, 즉 발효 시점을 기준으로 해야 할 듯하다. 그러나 발효가 단번에 이뤄지는 것도 아니니 애매하다. 증류를 거치는 술이라면 증류 시점을 기준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접하는 술은 정해진 용기에 담겨 있는 것이니 이 순간을 기준으로 따질 수도 있다. 그러나 아니다. 포도주는 포도를 수확한 해를 기준으로 하고 위스키는 숙성을 시작한 시점을 기준으로 한다.
사정이 이러하니 포도주의 나이는 비교적 정확하게 언급된다. 우리가 해마다 먹는 나이가 헷갈리면 몇 년 생이라고 말하듯이 포도주도 포도의 생산 연도를 기준으로 몇 년 산이라 하면 된다. 그러나 위스키는 증류 후 참나무통에 넣어 몇 년을 숙성시켰냐를 따지니 이리 헤아릴 수는 없다. 게다가 여러 원액을 섞으면 또 복잡해진다.
그렇다면 가장 비싸게 취급되는 30년산 위스키의 나이는 어떻게 될까? 모른다. 30년 이상 참나무통에서 숙성되었다는 것일 뿐이다. 여러 원액을 섞었다면 그중 가장 어린 원액을 기준으로 그 정도 숙성되었다는 것만 알 수 있을 뿐이다. 그러니 ‘30년산’은 틀린 것이고 ‘30년 숙성’이 정확한 말일 것이다. 병에서는 숙성이 안 되니 그 후는 나이를 먹지 않는 셈이다. 30년은 인간으로 치면 한 세대에 해당한다. 한 세대 동안 숙성시킨 것이니 그만큼의 가치를 부여해야겠지만 체감으로는 너무 비싸다.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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