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교진 교육부 장관
수학여행 중 마주한 강원도 바다의 파도 소리와 짠 내음, 교과서 속 그림을 미술관에서 실제로 보게 된 감동. 체험을 통해 감각으로 인식한 것들은 긴 시간 생생한 기억으로 남는다.
주위에 진로체험이나 놀이체험 등 ‘체험’ 활동이 많은 것은, 대상에 대한 인식을 내 것으로 만드는 데 감각적인 체험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12년의 학교 교육과정을 통해 수많은 지식을 받아들인다. 교육과정에서는 학생들이 미래 사회에 필요한 핵심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학습한 내용을 자신의 삶과 세계를 중심으로 탐구하도록 한다. 현장체험학습의 취지도 여기에 있다. 학생이 학교에서 배운 것을 실제 삶과 연결해 자신의 진로에 필요한 역량을 키우는 것이 바로 현장체험학습의 본래 목표인 것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현장체험학습 관련 안전사고에 대한 불안감이 매우 큰 상황이다. 그간 의견 수렴 과정에서 교사들은 안전사고에 대한 불안감과 그 책임에 대한 부담 때문에 현장체험학습 운영이 무척 어렵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현장체험학습의 많은 부분이 교사 개인의 역량에 의존해 운영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교사는 교육적 효과가 높은 현장체험학습을 설계하기 위한 고민보다 체험학습 운영에 필요한 행정 업무를 처리하는 데 더 힘을 쏟을 수밖에 없다. 학교 밖으로 나간다는 즐거움에 들뜬 다수의 아이를 인솔하는 담임교사로서는 안전사고에 대한 불안감과 부담감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
여러 차례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가장 고민한 것은 안전과 배움의 확보였고, 이번 방안에 고심한 결과를 담고자 노력했다.
우선, 교사를 가장 불안하게 했던 안전사고 발생과 그 책임 부담에 대해 교사의 면책 범위를 넓혀, 안전사고 발생 시 고의·중과실이 아닌 경우 모든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도록 법령 개정을 추진한다. 안전사고 발생 시 교육청 전담팀이 사고 수습을 즉시 지원하고, 사안 발생 시점부터 전담 변호사를 지정해 법적 대응 전 과정을 지원하는 법률 체계도 마련한다. 아울러, 학교의 모든 민원은 학교민원대응팀 중심으로 기관 차원에서 대응하고, 학생 안전을 위한 보조 인력을 50명당 1명에서 학급당 1명으로 늘린다.
교사의 현장체험학습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교육지원청 중심의 지원 체계도 마련한다. 전국 모든 교육지원청에 현장체험학습 전담 인력을 배치해 계약이나 보조인력 배치 등의 교사 업무를 지원하고, 체험학습 매뉴얼은 학교 현장과 소통해 운영에 꼭 필요한 내용만 담아 간소화한다. 아울러, 민간업체가 안전관리까지 통합적으로 책임지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분산된 체험학습 관련 정보를 한 곳에서 제공하는 현장체험학습 지원 플랫폼도 만든다.
또한, 학생이 체험을 통해 배움에 이를 수 있도록 체험학습과 교육과정 간 연계를 강화하고, 학생의 거주지역 안에서 소규모 체험학습이 다양하게 이뤄지도록 교육청과 함께 지원한다. 학교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우수한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보급하고, 지역의 역사와 문화 등을 안내하는 전문 해설 인력에 대한 지원도 확대한다.
이번에 현장체험학습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은 체험학습이 지닌 본연의 의미를 다시 살펴본 시간이 됐다. 교육부는 현장체험학습이 현재의 불안과 부담을 해소하고 체험학습 본래의 의미를 살려 운영되는 그날까지, 현장과 소통하며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방안이 현장체험학습의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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