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움직임이 ‘6·3 선거 이후’ 정국으로 발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앞으로 2년 국회 운영을 책임질 국회 의장단이 5일 오후 선출될 예정인 가운데, 김민석 국무총리의 사임 및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 출마가 기정사실화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제2기 내각’ 하마평도 청와대 안팎에서 본격적으로 흘러나온다. 국민의힘 역시 장동혁 대표와 각을 세웠던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전 대표의 당선을 계기로 지도부 퇴진론이 분출하기 시작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대통령의 구상이다. 4일은 이 대통령의 임기 2년을 시작하는 첫날이기도 하다. 이번 6·3 선거 민의(民意)는 집권 세력에는 권력의 절제를, 보수 야권에는 ‘윤 어게인’ 탈피를 통한 보수정치 재건을 요구하는 ‘절묘한 경고’였다. 따라서 입법부와 행정부를 장악하고 사법부를 겁박하는 데 이어 지방권력까지 장악해 국정을 밀어붙이려던 여권 구상은 재고가 불가피해졌다.
그런데 후임 총리와 법무부 장관 등에 거론되는 인사들을 보면 민심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새 총리 후보로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강훈식 비서실장,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이 공공연히 거론된다. 정 장관의 경우, 이 대통령이 관련된 여러 사건의 ‘공소취소’를 노린 카드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다. 더욱이 법무장관 후임에 이 대통령 변호인 출신인 박균택·이건태 의원 등의 이름까지 나돈다. 공소취소 권한까지 부여하는 ‘조작기소특검법’에 대한 부정적 민심은 선거 결과로도 입증됐는데, 만약 사실이라면 민의에 대한 도전으로도 읽힐 것이다. 비서실장 출신의 총리 기용도 노재봉 전 총리(노태우 정부 시절) 외엔 없을 정도이다. 청와대 비서실과 내각의 역할이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한 장관의 총리 기용설에는 어느 정도로 실질적 의중이 실려 있는지 제대로 알기 어렵다.
이 대통령의 임기는 4년 남았지만 2028년 4월 총선까지가 국정의 ‘골든타임’이다. 지난 1년이 내란 극복 같은 정치적 구호를 내걸고 정권 기반을 다지는 초기(初期)였다면, 이제부터 2년 가까운 시기가 정책을 실행하고 성과를 내야 할 중기(中期)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총선 뒤엔 레임덕을 각오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1년 전 취임사에서 ‘유연한 실용정부’를 내걸었다. 인사 탕평과 정책 탕평이 필요한 시기다. 자신의 공소취소에 집착해 인재 풀을 좁히고, 국정 운영을 폐쇄적으로 한다면 결과는 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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