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폭발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주식 쏠림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5일까지 2주간 상승한 종목은 평균 210개, 하락한 종목은 596개, 나머지는 보합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전 2주(5월 11∼22일)의 상승 종목 297개, 하락 종목 485개와 비교해 보면 상승 종목은 더 줄고 하락 종목은 더 늘어났다.
이틀 연속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1∼2일의 경우 코스피 종목 총 835개 중 1일에는 155개, 2일에는 252개만 상승하고 나머지는 모두 보합이거나 하락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는 13.72%, LG전자 33.96% 오르는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큰 폭으로 올랐다.
코스피가 2.55% 올랐던 지난달 27일에도 상승 종목 수는 72개에 불과했다. 코스피 0.41% 상승에도 상승 종목이 713개에 달했던 지난달 22일과 비교하면 상승 종목 수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주식 장을 주도하는 소수의 주도주에 코스피 상승이 좌우되는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증권업계에서는 판단하고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장세의 쏠림은 단순한 투자심리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주도주를 넘어 상품시장의 공통 기초자산으로 자리잡아 두 종목이 오를수록 코스피 내 비중이 높아지고 관련 상품 내 중요도가 커진다는 점에서 이 구조는 자기 강화적”이라고 설명했다.
노 연구원은 “실제로 반도체 호황의 낙수효과가 다른 업종에서 나타나고, 비반도체 업종이 주도주가 되려면 폭넓은 조건을 만족해야만 할 것”이라며 “주당순이익(EPS) 상향 전망, 대형주 유동성, 거래대금, 외국인·기관 수급, 상품화 가능성이 동시에 확인해야 하며, 그전까지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같은) 검증된 주도주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실제, 올들어 코스피 주가 상승분의 70% 이상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주식에서 발생했다. 두 회사의 시가총액 비중은 코스피 전체의 50%를 넘어섰다.
해외 투자은행과 주요 외신들도 올해 코스피 상승분의 70% 이상이 두 종목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한국 증시는 AI 반도체 주식의 움직임에 지나치게 민감해졌다”고 분석했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과정에서도 상승 종목보다 하락 종목이 더 많은 날이 반복되면서 국내 증시가 사실상 ‘반도체 양대 종목 중심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대환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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