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고가차도 사고 현장에서 서울시 관계자들이 조사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7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고가차도 사고 현장에서 서울시 관계자들이 조사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와 관련해 철거 시공사에서 최근 5년간 수십 명의 산업재해자가 발생했다. 해당 시공사가 추락사고 예방을 위한 기본적 안전조치 위반 등으로 다수의 행정조치를 받은 사실도 확인되며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와 관련해 시공사의 안전관리 체계 전반에 허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고용노동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소문 고가 시공사인 A기업에서 지난 2022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총 47명의 산업재해자가 발생했다고 뉴시스가 보도했다. 올해 1분기에만 5명의 산업재해자가 발생했으며 연도별로는 ▲2025년 6명 ▲2024년 20명 ▲2023년 10명 ▲2022년 6명이다. 2024년에 발생한 산업재해자는 최근 5년간 전체 산업재해자의 40%가 넘는다.

같은 기간 노동부 감독·점검 과정에서는 과태료 10건, 시정명령 13건 등 총 64건의 행정 조치가 이뤄졌다. 주요 위반 내용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상 안전난간 설치 기준 위반과 개구부 방호조치 미흡, 산업안전보건법상 작업환경측정 미실시, 물질안전보건자료(MSDS)게시·교육 미실시 등이다. 안전난간과 개구부 방호조치는 건설현장에서 추락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기본적인 안전조치에 해당한다. 노동부는 이 같은 위반 사항에 대해 시정조치와 과태료 부과 등의 조치를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와 관련해 경찰도 향후 수사에서 사고의 직접 원인뿐 아니라 시공사의 현장 관리와 안전관리 시스템 전반을 함께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안전관리계획이 이행됐는지, 이상 징후 발견 이후 보고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 작업 중단과 대피 조치가 적시에 이뤄졌는지 등이 주요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26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구조물이 붕괴해 작업자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사고 당일 새벽 교량 상판에서 2.9㎝ 단차가 발생하는 등 이상 징후가 포착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안전 진단 과정에서 슬라브 일부가 붕괴해 사망자 3명이 발생하면서 시공사의 안전관리 문제가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서울경찰청은 사고 발생 당일인 지난달 26일 서울청 광역수사대장(총경 백승언)을 팀장으로 하는 55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편성해 압수수색과 관련자 조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철거공사 발주처인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와 시공사, 감리업체, 하청업체 사무실 등 7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해 설계도면과 공사일지, 안전관리 관련 자료 등을 확보했다. 당시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에는 철거공사 현장에서 ‘뚝’하고 무언가 끊어지는 파단음이 들렸다는 내용이 적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사고 당일 작성된 서울시의 현장 보고서 등에는 이 같은 내용이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시공사 현장소장급 직원을 비롯해 안전관리 책임자 3명 등 총 4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이어 지난 2일에는 시공사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철거 공사 진행 과정과 안전관리 실태 등을 조사했다. 조만간 감리업체 관계자들과 하청업체 현장 책임자들도 차례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수사팀은 이들을 상대로 철거공사 과정에서 안전관리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위험 징후가 발견된 이후 작업 중단과 현장 통제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향후 수사는 시공사, 발주업체를 넘어 발주처인 서울시를 대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사고 발생 이전 위험 징후가 어느 시점에 보고됐는지, 공사 중단 또는 작업자 대피 지시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서울시가 관련 내용을 보고받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했는지 등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유정 기자
김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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