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로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전격 지명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6·3 지방선거를 뒤흔든 사상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민심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정보기술(IT) 기업 출신의 여성 총리 카드를 꺼내 든 것은 다분히 의도적인 ‘국면 전환용 꼼수’라는 것이 야당인 국민의힘의 시각이다. 정권의 선거 패배와 선거 관리 부실 책임을 덮기 위해 이 대통령 특유의 ‘스타일리스트 정치’가 또다시 발동됐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리 교체의 이면에 도사린 정략적 셈법을 정조준하고 있다. 정부·여당이 투표 대란의 진상 규명이라는 국가적 중대사를 방치한 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출마를 앞둔 김민석 현 총리의 ‘정치적 행보를 위한 자리 정리’에만 급급하다는 것이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7일 “김 현 총리조차 특검과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공언한 마당에, 철저한 수습은 뒤로한 채 인적 쇄신으로 시선을 돌리려는 것은 민심과 동떨어진 처사”라고 직격했다. 함인경 대변인 역시 “책임자 문책 없이 여당의 정치 일정만 차질 없이 진행되는 모습에 국민은 과연 정부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묻고 있다”며 비난했다.
네이버 대표 출신인 한 장관을 내각의 2인자로 지명한 ‘겉포장’도 도마 위에 올랐다. ‘IT·인공지능(AI) 전문가’이자 ‘두 번째 여성 총리’라는 화려한 상징성을 앞세워 악화한 여론의 시선을 분산시키려는 전형적인 물타기라는 지적이다.
송언석 전 원내대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따른 국민적 공분과 서울시장 선거 패배의 충격을 희석하기 위해 네이버 출신 여성을 앉혀 시선을 분산하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5선 중진인 윤상현 의원도 “국무총리는 상징으로 채우는 자리가 아니다”며 “복잡한 국정 현안을 조율할 중량감이 부족한, 대통령의 국정 기조만 충실히 수행할 ‘장식용 총리’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정국의 무게추는 이제 한 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정국으로 급격히 쏠리고 있다. 이미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싸고 국정조사와 야당 추천 특검 도입을 쌍끌이로 요구하고 있는 국민의힘은, 이번 총리 인준 표결을 선거 부실 사태 진상 규명과 강하게 연계할 태세다. 진상 규명이라는 거대한 암초를 우회하기 위해 던진 이 대통령의 ‘깜짝 인사’ 승부수가, 도리어 야당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히며 향후 정국을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격랑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승주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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