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사상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와 특별검사(특검) 도입을 촉구하며 당력을 총집결하고 나섰다. 다만 당 지도부 일각에서 분출된 ‘전면 재선거’ 주장을 두고는 당내에서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비판과 함께 이견이 분출하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오는 8일 당론으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겨냥한 ‘선관위 종합특검법안’을 조만간 발의하기로 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번 사태는 중앙선관위원장 사퇴라는 임시방편으로 넘어갈 단계가 이미 지났다”며 “책임자들을 즉각 법의 심판대에 세우고 선관위를 전면 재수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정조사와 특검 등 모든 강력한 수단을 동원해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진우 의원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지시한 ‘검경 합동수사본부 구성’에 대해 “전재수 까르띠에 면죄부를 준 합수본을 또 띄우는 이유가 무엇이냐. 합수본은 이미 신뢰를 잃었다”고 정면 비판하며 “국정조사와 특검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의원은 “김민석 국무총리도 특검 수용 의사를 밝힌 만큼, 선관위 종합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런 가운데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 일부는 국정조사를 넘어선 ‘전면 재선거’ 카드를 꺼내 들었다. 장 대표는 “국민들은 재선거를 원하는데 어물쩍 국정조사로 넘어가려 하거나, 여당이 추천한 특검으로 대충 뭉개고 가려 한다면 국민 분노를 절대 잠재울 수 없다”며 이번 사태가 불거진 서울시장 선거를 포함해 사실상 전국적인 재선거 실시를 요구했다.
장 대표는 이날 실제 송파구 잠실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시민 집회에 참석해 ‘재선거’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조광한 최고위원 역시 긴급 최고위에서 이번 선거를 ‘오염된 선거’로 규정하며 “재선거 여부까지도 심각하게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가세했다.
그러나 이 같은 ‘재선거론’을 두고 당내에서는 즉각 엄호보다는 우려와 반발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실현 가능성이 희박할 뿐만 아니라 당내 사전 이견 조율도 없었다는 지적이다. 특히 문제가 된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막판 역전승을 거둔 만큼, 실제로 재선거를 치르더라도 당에 실익이 없다는 냉정한 계산도 깔려 있다.
김용태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재투표나 재선거를 추진하겠다는 것이 당 지도부 입장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지도부는 무책임한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책임 있는 자세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나경원 의원 역시 “공직선거법상 재투표 규정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때에 한해’로 추가 제한돼 있다”면서 “지금의 법 조항에서는 사법부 판결에 의한 재투표를 끌어내기 쉽지 않은 게 냉정한 현실”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야당 내에서는 ‘사전투표 폐지’ 등 선거제도 개혁 논의도 불붙고 있다. 장 대표는 “사전투표를 폐지해야 한다”며 그 대안으로 본투표를 3일간 실시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최 수석대변인은 “사전투표 폐지를 주장하면 부정선거론자라는 이분법적 사고가 문제”라며 엄호했다.
반면 윤상현 의원은 “사전투표는 순기능도 있기 때문에 폐지 대신 투표 당일 현장에서 즉시 개표하는 시스템을 만들자”며 엇갈린 대안을 내놨다.
지도부 소속 의원들은 현장 행보를 통한 여론전도 병행했다. 신동욱 최고위원과 주진우·김장겸·최보윤 의원은 이날 오후 경찰청을 항의 방문해 올림픽공원 개표소 앞에 모인 시민들의 안전 대책 마련과 평화 시위 보장을 촉구했다. 정희용 사무총장도 “정부 당국은 질서정연하고 평화로운 저항 앞에서 국가가 해야 할 최우선 의무는 ‘국민 안전 보장’임을 기억하기 바란다”고 적었다.
이승주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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