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선 ‘투표용지 부족’

 

“헌법상의 시스템에 문제 생겨”

참정권 침해 선관위 강력 질타

 

2030-부정선거론 연계 선긋기

오늘 靑서 선관위 개선案 논의

“집권 2년차 목표는…”

“집권 2년차 목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헌법상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며 국민참정권을 중대하게 침해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강하게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참정권 시위’를 주도하는 2030세대에 대한 극우화·보수화를 비판하는 여권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개최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소위 민주주의 발전도가 낮은 국가들이 봐도 투표지가 부족해 투표를 못 한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고 충격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첨단 대한민국, 모범적 민주국가 대한민국 등 이 모든 것을 한순간에 깡그리 망가뜨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청년세대의 ‘잠실 참정권 시위’를 통해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절감했다고 했다. 그는 “독립기관인 선관위가 한심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구조적 문제로까지 접근하지 못했다”며 “청년들이 문제제기를 하는 과정을 보면서 ‘나도 민감도가 떨어져 있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오히려 우리 같은 사람들은 둔감해지고 주권 감수성이 부족했다는 반성이 들더라”며 “나도 많은 반성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정부가 저렇게 대책 없이 속된 말로 어영부영 대충해서 주권 행사를 못 하게 한 것은 표의 숫자나 결과의 문제가 아니라 그 자체로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 대통령은 참정권 시위에 나선 2030세대를 보수진영의 ‘부정선거론자’와 연계해 비판하는 시선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부정선거론과 뒤섞여 있긴 한데 좀 다르다”며 “정치적 목적을 갖고 명백히 사실이 아닌 것을 끊임없이 선동과 세뇌를 통해 ‘세력화 수단’으로 삼는 것과 ‘투표를 어떻게 못 할 수 있나’라는 문제제기는 완전히 차원이 다르다”며 “이런 문제를 지적하는 청년들에 대해 참으로 귀하고 존경할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5부 요인 가운데 사퇴 의사를 밝힌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을 제외한 조정식 국회의장, 김민석 국무총리,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조희대 대법원장 등 4부 요인과 회동해 선관위 견제 및 감시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선관위는 감사원 감사도 못 받는 것으로 결정이 난 헌법상 독립기관”이라며 “주요 요인들이 모여서 헌정 시스템에 어떻게 접근하는 게 맞는지 의견을 들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7일) X를 통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정부를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회는 이번 사안의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기 위해 조속히 국정조사를 추진해 주시기를 바란다”며 “선관위에 대한 근본적 제도개선 방안도 함께 논의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 역시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해 행정부 차원에서 가능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며 “검찰과 경찰이 참여하는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해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사건의 전모를 철저히 규명할 것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 발언을 놓고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항의 시위가 이어지자 한층 강한 유감의 뜻을 표명한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나윤석 기자, 이시영 기자, 정지형 기자
나윤석
이시영
정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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