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일본 홋카이도의 도로에 나타난 불곰. 마이니치신문 캡처
지난 2022년 일본 홋카이도의 도로에 나타난 불곰. 마이니치신문 캡처

일본에서 곰 출몰이 급증하며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지만 “설마 내가 당하겠느냐”는 안일한 인식 속에 산을 찾는 주민들의 발길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현지 지자체들이 입산 자제를 요청하고 있지만 오랜 생활문화와 생계 문제 등이 얽히면서 통제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8일 마이니치(毎日)신문 등에 따르면 곰이 겨울잠에서 깨어 활동을 시작한 지난 4월 이후 이와테(岩手)현과 야마가타(山形)현 등 도호쿠(東北) 지역에서는 산나물 채취에 나섰다가 곰의 공격을 받아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최소 4건 발생했다. 이에 현지 지자체장들은 기자회견 등을 통해 “경계를 아주 강화해야 할 상황”이라며 불필요한 입산을 자제해 달라고 거듭 당부하고 있다.

그러나 입산을 자제해 달라는 당국의 호소에도 산을 찾는 주민들은 적지 않다. 일부는 폭죽이나 막대기 같은 간단한 호신용품만 챙긴 채 산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서는 봄철 산나물 채취가 오랫동안 이어져 온 지역 문화인 데다 이를 생계 수단으로 삼는 주민도 적지 않아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산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행정적으로도 입산을 강제로 막기는 쉽지 않다. 사유지의 경우 토지 소유주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고, 국유림도 실제 입산 통제를 위해서는 곰의 공격 위험이 명확하게 확인돼야 한다. 생업 활동과 주민 생활을 과도하게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당국의 적극적인 단속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곰의 활동 범위가 산을 넘어 도심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도치기(栃木)현 우쓰노미야(宇都宮)시에서는 지난 6일부터 번화가와 관공서 주변 등 시내 곳곳에서 곰 목격 신고가 40건 넘게 접수됐다. 곰이 붙잡히지 않자 당국은 이날 시립 초·중학교 94곳에 임시 휴교 조치를 내리는 등 비상 대응에 나섰다.

성윤정 기자
성윤정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