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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국 가입 대기 중…영국도 재가입 논쟁

유럽에서 유럽연합(EU) 가입 희망국들이 줄을 잇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의 위협이 계속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안보와 거리를 두면서 불안감이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론’은 북유럽 국가들의 위기감에 불을 지폈다. EU는 2013년 크로아티아 이후 추가 가입이 없었고, 되레 2016년 영국이 탈퇴하며 27개 회원국으로 줄었으나, 현재는 9개국이 가입 대기 중일 정도다.

현재 EU에 가입하려는 정식 후보국은 우크라이나, 몰도바, 몬테네그로, 알바니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북마케도니아, 세르비아, 조지아, 튀르키예 등 9개국이다. 러시아의 직접적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는 물론, 러시아의 영향력이 큰 몰도바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뒤 EU 가입 신청서를 낸 뒤 조속한 가입 승인을 요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아예 내년 1월 1일자로 가입 날짜를 못 박아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또 수년째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몬테네그로, 알바니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북마케도니아, 세르비아 등 서발칸 국가 다수가 가입 협상에 속도를 내기를 바라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5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도시 티밧에서 열린 EU-서발칸 국가 정상회의에서는 이들의 EU 가입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이번 회의가 열린 몬테네그로는 EU 가입에 가장 근접한 나라로 평가되며, 협상을 내년까지 마무리하고 2028년부터 EU 정식 회원국이 되기 위해 국가적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랜드 미국 편입 주장과 관세 위협에 긴장한 북유럽에서도 EU 가입론이 재점화하고 있다. 2013년 EU 가입 협상을 동결했던 아이슬란드는 오는 8월 29일 EU 가입 협상 재개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아이슬란드는 당초 내년쯤 국민투표를 시행하려 했으나,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가 트럼프 대통령의 병합 위협에 시달리는 것을 보고 시간표를 당겼다. 아이슬란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EU와의 경제 협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1972년과 1994년 등 2차례에 걸쳐 EU 가입 국민투표를 부결시켰던 노르웨이에서도 가입 재추진 요구가 커지고 있다. 야당인 보수당의 이네 에릭센 쇠레이데 대표가 지난 3월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EU의 정식 회원이 되는 게 노르웨이에 가장 바람직하다”고 주장한 데 이어 최근엔 여당 내에서도 EU 가입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에스펜 바르트 에이데 노르웨이 외무장관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과거 EU 가입 국민투표가 진행됐을 때의 ‘온건한 세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세계가 혼란에 빠지면서 EU의 매력도가 올라갔다고 평가했다.

영국에선 국민 상당수가 2016년 국민투표로 결정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를 후회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웨스 스트리팅 전 보건장관은 노동당 대표 경선 출마 의향을 밝히면서 다음 총선에서 노동당이 EU 재가입을 공약으로 내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브렉시트가 ‘재앙급 실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EU 새 회원국이 되기 위해서는 법치·인권·시장개방 등 수십 가지 가입 조건을 여섯 분야로 나눠 짧게는 수년, 길게는 20년이 넘게 걸리는 협상을 거쳐야 한다.

김성훈 기자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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