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컬인사이드 - 충남도, 청양·안면도 등 농어촌버스 대폭 확대
국비 포함 올 예산 16.6억 편성
도내 취약노선 운행손실금 지원
장항 ~ 서울 남부 등 8곳 재운행
농어촌주민 대도시 접근성 개선
어르신들은 병원방문 등 쉬워져
道 “교통 복지로 지역소멸 방어”
홍성 = 김창희 기자
지방 소멸과 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농어촌 벽지 주민들에게 ‘대중교통’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다. 대형 병원에 가고, 타지의 자녀를 만나고, 일상적인 경제 활동을 영위하게 해주는 유일한 ‘생명줄’과 다름없다. 승객이 줄어 버스 노선이 폐지되거나 휴업 노선으로 전환될 때마다 지역 주민들의 삶의 터전도 타격을 입는다. 이런 가운데 충남도가 올해 시외버스 취약 노선을 지키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도내 벽지 주민들의 안정적인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시외버스 벽지노선 지원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휴업 벽지 노선을 살려라” 예산 16억 원 투입= 이번 사업은 2024년 10월 국토교통부의 관련 지침이 개정되면서 물꼬를 텄다. 기존에는 시내버스나 농어촌버스 등 단거리 노선에만 한정됐던 벽지 노선 지정 대상이 시외·고속버스 노선까지 확대된 것이다. 충남도는 발 빠르게 움직였다. 도는 올해 국비 5억 원을 포함해 총 16억6667만 원의 신규 예산을 편성해 종전 휴업 노선을 대폭 되살렸다. 지원 대상은 도내 8개 취약 노선으로, 승객이 적어 버스회사들이 운행을 중단했던 노선들이다. 충남도가 운행손실금을 지원하면서 노선이 되살아났다. 지정된 8개 노선은 서울·대전 등 대도시, 인천공항 등 연결 교통망이 절실했지만 승객이 적어 운행이 중단됐던 노선들로, △장항∼서울남부 △부여∼인천공항 △청양∼서울 △부여∼수원 △충남 경유 전주∼대전 △충남 경유 군산∼대전 △안면도∼대전 △홍성∼대전(복합) 등이다.
◇“하루 왕복 2회라도 소중… 벽지 노선을 지켜라”= 주민들의 호응이 높은 ‘청양∼서울(구의)’ 노선과 ‘안면도∼대전’ 노선은 현재 모두 하루 2∼3회 운행되는 적자 노선들이다.
청양∼서울(구의) 노선은 총 길이 163.6㎞다. 청양→운곡→예산→신례원→신창→안성IC→동서울터미널 등 다수 경유지를 거쳐 국도와 고속도로를 번갈아 타는 전형적인 완행형이다. 시간이 다소 걸리지만 아산병원 등 서울 동부권 대형 병원 등을 이용하려는 교통약자들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교통수단이다. 청양은 철도가 없는 교통오지로, 종전까지 서울을 오가는 버스는 강남터미널 노선만 있었다. 안면도∼대전 노선 역시 충남도 내 최장 거리(179.7㎞) 노선이다. 안면도→태안→서산→고속도로(서해안, 대전-당진, 호남, 경부)→대전으로 이어진다. 서해안 끝자락에서 대전권 대학병원·행정기관을 이어준다.
현재 버스 업계는 유가 상승과 운전기사 수급난으로 인해 승객이 적은 농어촌 노선을 대폭 줄여나가는 추세다. 특히 이처럼 하루 1∼2회만 운행하는 노선은 적자 폭이 가장 커 버스 회사가 제일 먼저 폐지하고 싶어 하는 ‘1순위’ 다.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없었다면 당장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을 노선이라는 뜻이다.
◇“버스는 단순한 차가 아닌 우리의 다리이자 생명선”= “서울 동서울 터미널 부근 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가야 하는데, 동네에서 터미널까지 나가고 또 거기서 차를 몇 번씩 갈아탈 생각을 하면 아찔했지유. 만약 대도시로 가는 직행버스가 끊겼다면 난감했을 거예유. 충남도에서 버스 길을 다시 열어줘서 한시름 놓았어유.” 청양군 운곡면 주민 김모(72) 씨의 얘기다.
벽지 주민들이 체감하는 정책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농어촌 지역의 고령화와 인구 소멸이 심해지면서 자차 운전이 불가능한 노인들이나 청소년에게 시외버스는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통로’다. 만약 이 버스들이 끊기면 청양 주민은 서울 동부 방면을 가기 위해, 안면도 주민은 대전에 가기 위해 인접 중심 도시까지 나와서 또다시 고속버스로 갈아타야 하는 생고생을 해야 한다. 하루 왕복 2∼3회에 불과한 감질나는 시간표처럼 보이지만, 이 운행이 벽지 주민들에게는 대도시로 나갈 수 있는 최소한의 ‘이동권 마지노선’인 셈이다.
◇도민 소외 받지 않는 삶 위해 따뜻한 적극행정 확대= 안면도에서 대전까지 달리는 179.7㎞의 길, 청양에서 서울 구의동까지 이어지는 163.6㎞의 버스 노선은 단순한 아스팔트 위 이동 경로가 아니다. 충남도의 시외버스 벽지노선 지원 정책은 ‘돈이 되지 않는 곳’에 오히려 도민의 삶을 위한 따뜻한 행정의 손길을 내민 대표적인 ‘적극 행정’ 사례로 꼽힌다. 충남도 관계자는 “도민의 소중한 일상을 이어주고, ‘교통 복지’를 통해 지역 소멸을 완화하는 든든한 방어막이 될 수 있도록 벽지노선 지원 사업을 추가 발굴해 차례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창희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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