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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레가 보수담론 확산 주도”

내년 佛대선 여론 주도권경쟁

프랑스 문화예술계가 문화 담론의 주도권을 둘러싼 거대한 ‘문화전쟁’의 한복판에 섰다. 작가들은 출판사를 떠나겠다고 선언했고, 영화인들은 집단 규탄 성명을 냈다. ‘프랑스판 머독’으로 불리는 억만장자 미디어 재벌 뱅상 볼로레가 언론·출판·영화 산업 전반으로 영향력을 넓히자 문화계가 집단 반발에 나선 것이다.

8일(현지시간)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 문화예술계에서는 볼로레를 둘러싼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문화계는 볼로레가 미디어 산업 전반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며 강경 보수 성향 담론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문화계와 볼로레 간 갈등은 지난달 칸 영화제를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배우 쥘리에트 비노슈와 감독 레이몽 드파르동 등 영화인 약 600명은 공동 성명을 내고 볼로레의 영화계 영향력 확대를 규탄했다. 이에 막심 사다 카날플뤼스 CEO는 성명에 참여한 영화인들과 협력하지 않겠다고 밝혀 사실상 ‘블랙리스트’에 올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프랑스 문화부와 방송통신규제기관 아르콤(Arcom)까지 나서 자제를 촉구했지만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갈등의 불씨는 사실 출판계에서 먼저 붙었다. 지난 4월 아셰트 산하 출판사 그라세의 대표 올리비에 노라가 전격 해임되자 작가들이 집단 반발한 것이다. 레일라 슬리마니 등 유명 작가 100여 명은 “우리는 이념 전쟁의 인질이 되지 않겠다”며 그라세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문화계는 볼로레 계열 매체들이 강경 보수 정당 국민연합(RN)의 이미지 개선과 의제 확산에 기여해 왔다고 주장한다. 이런 비판은 최근 러시아 국영매체 RT프랑스 전 대표 크세니아 페도로바가 볼로레 계열 매체들에 잇따라 출연하고, 계열 출판사를 통해 책까지 출간하면서 더욱 커졌다. 프랑스 정부와 전문가들은 이를 친러시아 메시지 확산에 일조하는 행보라고 지적했지만, 볼로레 측은 “다양한 의견을 소개하는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번 사태는 2027년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벌어지는 여론 주도권 경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화계는 볼로레가 ‘미디어 제국’을 통해 프랑스 사회의 문화 담론을 장악하려 한다고 우려하는 반면 보수 진영은 문화계 주도권을 쥐고 있는 진보 진영의 과도한 반발이라고 맞서면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성윤정 기자
성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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