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문10답 - 외환시장 24시간 개방

 

내달 6일부터 공휴일에도 개장

투자자가 원하는 시간에 거래

시장 개방성 향상·변동성 관리

매매기준율은 당분간 현행대로

 

9월부터 ‘역외 원화결제’ 도입

외국금융기관이 원화 직접 운용

고환율 문제 해소는 시간 걸릴듯

국내 외환시장이 오는 7월부터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열린 시장으로 개방된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폐쇄성을 유지해온 한국 외환시장이 긴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선진국 수준 경제 체급에 맞는 개방성을 갖추려는 것이다. 이번 변화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등 글로벌 투자자가 바라보는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시각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외환시장 개방 조치 이후 전 세계 투자자들이 ‘바이 코리아’에 나설지 주목된다.

1. 24시간 외환거래 방식이란.

정부가 추진하는 24시간 외환거래는 원·달러 시장을 사실상 하루 내내 거래할 수 있도록 운영시간을 확대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주말과 1월 1일을 제외한 모든 날에 원·달러 거래가 가능해지며 우리나라 공휴일에도 시장이 열리게 된다. 거래시간 공백이 사라지면서 국내외 투자자와 수출입 기업은 원하는 시간에 원화를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외환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거래비용을 줄이는 한편, 환율 변동 위험 관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 원·달러 시세 시가 및 종가 기준은?

외환시장이 24시간 체제로 전환되더라도 서울 외환시장의 오후 3시 30분 종가 환율은 당분간 현행 기준을 유지한다. 외환당국은 시장 참가자들의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통계와 보도자료 등에도 기존 종가 환율을 계속 적시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시가와 장중 고가 및 저가 환율은 새 거래시간 체계에 맞춰 오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의 거래를 기준으로 제공한다.

3. 언제부터 적용되나.

24시간 무중단 원·달러 외환거래는 오는 7월 6일부터 적용된다. 서울외환시장운영협의회(외시협)는 지난달 29일 총회에서 ‘서울 외환시장 행동규범’을 개정하면서 이같이 결정했다. 현행 원·달러 거래시간은 오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2시까지였으나, 변경 후에는 뉴욕 서머타임 기간 기준 월요일 오전 6시부터 토요일 오전 6시까지로 확대된다. 서머타임이 아닌 기간에는 월요일 오전 7시부터 토요일 오전 7시까지 운영된다. 매년 첫 영업일은 오전 9시 개장, 마지막 영업일은 자정 폐장한다. 공휴일에도 거래는 허용되지만 결제(거래 자금 이체)는 은행 영업일에 처리된다.

4. 매매기준율 산정 방식도 변경되나.

매매기준율(MAR) 산정 방식도 24시간 거래 체계에 맞게 변경이 추진된다. 현행 MAR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거래된 환율과 거래량을 가중평균해 산출한다. 외시협은 이번 총회에서 이를 시간가중평균환율(TWAP·Time Weighted Average Price) 방식으로 바꾸는 방안을 논의했다. 다만 외국환거래규정 개정 1년 후 시행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등 시장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한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외환당국은 시장 참여자 의견을 수렴해 6월 중 관련 규정을 개정할 계획이다. 당분간 서울 오후 3시 30분 종가 환율과 현행 MAR은 기존 기준을 유지한다.

5. 달러 아닌 다른 외화들은.

이번에 원·달러 외환거래 시간이 24시간 무중단 방식으로 변경되지만 원화와 달러 외 엔화, 유로화 등 이종통화 간의 거래시간은 현행처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으로 유지된다. 달러는 전체 외환거래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동시에 국내 수출입 기업의 결제 수요가 집중돼 있기 때문에 달러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무중단 거래 방식이 도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반해 원·유로화, 원·파운드 등의 직접거래는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이들 이종통화를 거래할 때 국내 금융기관에서는 ‘원 ↔ 달러 ↔ 기타 통화’처럼 달러를 매개로 하는 거래 방식을 취하고 있어 원·이종통화 거래를 24시간 무중단으로 운영할 경제적 요인이 크지 않다.

6. 외환거래 방식 변경 이유는.

이재명 정부는 자본시장을 ‘경제 성장의 핵심 플랫폼’으로 삼고 있으며 이를 위한 주요 액션플랜(실행계획)의 하나로 미국 MSCI가 발표하는 글로벌 주가지수인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경제발전 단계, 시장규모·유동성 등의 요소는 선진시장 기준을 충족하지만 시장접근성(외환시장 자유화, 투자자 등록 및 계좌 개설, 배당절차, 현물 이체 및 장외거래의 이체성 등)은 미충족 상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국내 외환·자본시장의 체질을 개선하는 등 외환시장 선진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데 외환시장 24시간 개장도 이러한 계획에 포함된다.

7. MSCI 편입을 추진하는 이유는.

정부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을 개선하고 한국 자본시장의 매력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한국 자본시장의 안정적 수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외환·자본시장 선진화 과정에서 증시 밸류에이션 제고에 따라 글로벌 투자자금 유입이 늘어나는 등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장기·안정적 성향의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을 통해 한국 주가 및 자금 유·출입 변동성 완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따라 우리 주식시장에 유·출입될 자금 규모는 기관과 시기에 따라 다르게 추정된다.

8. 또 다른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은.

정부는 외환거래 활성화를 위해 외환규제·제도도 정비한다. 자본거래 신고를 필요성·시급성·지속성 3가지 기준에 따라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비거주자 원화원계 외화증권의 경우 5000만 달러(약 775억 원) 이하의 거래는 거래 이후 3개월 내 사후보고를 허용해 신속한 투자결정을 지원한다는 방침으로 6월 내 관련 논의를 마칠 계획이다. 규제샌드박스 등 반복 제기되는 사업·거래의 신고·업무체계를 정비하고 한 거래에서 여러 법령에 따라 중복 신고해야 하는 규제도 일원화한다. 해외예금 거래의 경우 현재는 외환법과 국제조세법에 따라 중복 신고해야 하는데 이를 통합하는 방안이 대표적인 사례다. 규제샌드박스 사업 신고·업무 체계 정비, 중복 신고 일원화는 올해 안에 마무리할 예정이다.

9.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도 구축한다는데.

정부는 외환시장 개방 움직임에 맞춰 역외 원화결제시스템도 오는 9월부터 시범 도입한다. 정식 시행은 내년부터다. 역외 외환결제시스템은 외국 금융기관이 국내에 원화 계좌를 두고 이를 통해 원화를 직접 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을 말한다. 등록제로 운영하되, 초기에는 시장 참여도가 우수한 외국 기관투자자(RFI) 등을 대상으로 우선 도입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참여 기관을 확대할 계획이다. 역외 원화결제 기관을 통한 외국인 간 원화 거래·보유(예금)·조달이 자유롭게 가능하도록 외국환거래 법령상 규제도 완화할 방침이다. 이 경우 한국 기업이 미국 뉴욕에서 원화로 채권을 발행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10. 원·달러 환율에 미칠 영향은.

정부가 외환시장 개방에 나서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 증시 순매도 움직임,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 등에 따라 환율 상승 압박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외환시장 투명성은 확대되겠으나 구조적 고환율 문제가 해소되는 데는 다소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시장 전문가들은 외환시장 개방 조치에도 하반기 역시 원·달러 환율이 1470∼1600원에서 오르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병남 기자, 박준희 기자, 장상민 기자, 구혁 기자, 정지연 기자
신병남
박준희
장상민
구혁
정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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