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 기초과학연구원(IBS) 박사 연구팀이 발견한 공룡알 화석 파편 모습.
최승 기초과학연구원(IBS) 박사 연구팀이 발견한 공룡알 화석 파편 모습.

다대포 두송반도 백악기 퇴적층서 공룡알 화석 확인

키 5~6m 대형 오비랩터류 추정…부산 첫 서식 증거

연구진 “아시아 최동단 대형 공룡 서식 기록” 학술적 의미

부산=이승륜 기자

부산 사하구 다대포 두송반도 일대에서 약 1억 년 전 백악기 후기에 서식한 대형 공룡의 알 화석이 발견됐다. 최근 전남 신안에서 국내 최초 아기 공룡 화석인 ‘둘리사우루스’가 발표된 데 이어 부산에서도 대형 공룡의 서식 흔적이 확인되면서 국내 공룡 연구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9일 학계에 따르면 최승 기초과학연구원(IBS) 박사와 백인성 국립부경대 환경지질과학과 명예교수 등 공동 연구팀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다대포 두송반도 백악기 퇴적층에서 발견된 공룡알 화석 여러 점에 대한 정밀 구조 분석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편광현미경과 주사전자현미경, 전자후방산란회절 분석, 라만 분광 분석 등을 통해 다대포층 공룡알 화석의 미세구조와 보존 상태를 확인했다. 분석 결과 다대포층에서는 최소 2종류의 공룡알 화석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 하나는 동아시아 고유 알화석 분류군인 ‘모자이크알’ 계열로, 연구진은 부산 지명을 딴 신종 알화석 ‘모자이쿨리투스 부산엔시스(Mosaicoolithus busanensis)’로 명명했다.

또 다른 알화석은 대형 오비랩터류 공룡이 낳은 것으로 알려진 ‘마크로엘롱가툴리투스(Macroelongatoolithus)’ 계열로 확인됐다. 이 알화석은 키 수 m에 이르는 대형 오비랩터류 공룡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평가된다. 오비랩터류는 두 발로 보행하고 부리 모양의 턱과 깃털을 지닌 공룡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다대포층 알화석은 약 310도에 달하는 높은 지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지만, 알껍데기 미세구조는 중국과 몽골, 미국 등에서 발견된 유사 알화석과 비교해도 매우 잘 보존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높은 열을 받은 화석이라도 미세구조가 반드시 훼손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향후 공룡알 화석의 보존 상태와 동위원소 분석 신뢰성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연구진은 다대포층 공룡알 화석이 중국 저장성·허난성, 몽골, 미국 유타주와 아이다호주 등에서 보고된 오비랩터류 알화석과 비교 가능한 특징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다대포층의 연대가 약 9800만~9400만 년 전으로 좁혀지면서, 동아시아와 북미 지역 공룡의 분포와 이동 경로를 밝히는 데도 의미 있는 자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 박사는 “부산에서 대형 오비랩터류 공룡이 실제 서식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화석 알 연구 결과가 발표된 것은 처음”이라며 “다대포 퇴적층은 대형 공룡이 살았던 환경을 보여주는 중요한 기록이자, 아시아 동쪽 끝에서 확인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 다대포층 공룡알의 보존과 고생물지리학’이라는 제목으로 영국 고생물학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페이퍼스 인 페일리언톨로지(Papers in Palaeontology)’에 지난달 19일 게재됐다.

한편 국내 공룡 연구계에서는 최근 새로운 성과가 잇따르고 있다. 전남대 한국공룡연구센터와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 연구팀은 전남 신안군 압해도에서 발견한 국내 최초 아기 공룡 화석을 분석해 신종 공룡 ‘둘리사우루스 허미니(Doolisaurus hamini)’로 공식 발표했다.

길이 15㎝, 너비 10㎝ 크기의 이 화석은 생후 2세 미만 개체로 추정되며,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룡 두개골과 턱뼈, 이빨이 함께 보존된 사례다. 연구진은 마이크로 CT 분석을 통해 이 공룡이 칠면조 크기의 잡식성 공룡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승륜 기자
이승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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