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4일 서울시청으로 들어가기 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4일 서울시청으로 들어가기 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막판 대역전극을 펼치며 사상 최초의 ‘5선 서울시장’ 고지에 올랐다. 선거 초반 이재명 정부 출범 효과와 여권의 강세,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 등 겹악재 속에서 치러진 험난한 선거였지만, 오 시장은 자신만의 정치적 브랜드로 불리한 지형을 모두 돌파해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 시장의 이번 승리 요인으로 △진화한 세대포위론(4050 확장) △교차투표(구청장은 민주당, 시장은 오세훈)가 증명한 지역 확장성 △‘국힘 심판론’을 넘은 독자 생존 전략 등이 꼽힌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오 시장의 득표 구조가 중간 세대까지 넓어졌다는 점이다. 기존 보수 진영의 핵심 지지층인 6070세대의 굳건한 지지에 더해, 유세 현장마다 2030 청년층의 높은 호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출구조사 기준 20대 여성에서 4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고, 30대 여성에서도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던 30대 ‘샤이 보수’가 실제 투표장에서 결집한 결과다.

나아가 국민의힘의 취약 세대이자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4050세대에서도 예상을 뛰어넘는 선전을 거뒀다. 4050에서 여전히 정 후보에게 밀리긴 했으나, 선거 전 여론조사와 비교해 실제 투표에서는 득표율 격차를 대폭 줄였다. 기존 ‘세대포위론’을 넘어 중도·실용 성향의 유권자들에게도 두루 선택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별 득표 결과는 오 시장의 ‘인물 경쟁력’을 가장 명확히 보여준다. 이번 지선에서 민주당은 서울 25개 자치구 중 17곳(약 70%)의 구청장을 싹쓸이했다. 하지만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오 시장이 강남권과 한강벨트를 비롯해 도심권, 동북권, 서남권까지 고르게 표밭을 일구며 교차투표 현상을 이끌어냈다.

특히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일부 지역에서 지난 선거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고, 가장 상징적인 격전지였던 정 후보의 정치적 텃밭인 성동구 성수동에서도 역전에 성공했다. 성수1가 제1·2동, 성수2가 제1·3동 등 4개 주요 행정동 전역에서 오 시장이 승리하며 성수동 전체 득표수에서 정 후보를 앞질렀다. 강남에만 의존하지 않고 서울 전역을 아우르는 득표 기반을 증명한 셈이다.

이번 선거는 전국적으로 ‘국민의힘 심판론’이 강하게 작동했다. 전통적 보수 강세 지역인 부산·울산, 강원·충남 등에서도 여당 후보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오 시장은 장동혁 지도부와 철저히 거리를 두며 당의 위기와 자신을 분리하는 ‘디커플링’ 전략을 구사했다.

오 시장은 선거 과정에서 지도부를 향해 쓴소리를 내고, ‘절윤(윤석열 대통령과 절연)’ 결의문 채택을 이끌어내는 등 독자 노선을 걸었다. 대신 주택 공급 확대, 청년 정책, 규제 혁신 등 행정 성과를 전면에 내세워 ‘서울의 미래’라는 프레임을 구축했다. 중앙정치의 리스크에 휩쓸리지 않고 시정에 초점을 맞춘 것이 중도층 표심을 붙잡은 원동력이 됐다.

한 정치평론가는 “이번 대역전승에 장동혁 지도부의 기여는 사실상 없으며 정부·여당의 압박과 당내 분열이라는 이중 리스크를 오세훈이라는 개인 브랜드로 온전히 돌파해 낸 것”이라며 “서울시장 최초 5선으로 보수 진영 차기 대권 주자라는 핵심 자산으로서 오 시장의 정치적 체급과 영향력은 한층 더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원오 안방 ‘성수동’서도 이겼다”…‘5선 서울시장’ 오세훈의 승리 비결 [문화일보]

이승주 기자
이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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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콘텐츠부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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