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에서 불거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처하는 각 당의 해법이 엇갈리고 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선거 효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소청을 준비 중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정조사 범위와 특별검사 수사 추진에 대한 여야 이견도 크다.
9일 각 당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방선거 효력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의 전 단계인 선거소청을 준비하고 있다. 공직선거법상 선거소청은 유권자나 후보자가 선거일로부터 14일 안에 관할 선거관리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오는 11일 선거소청을 제기할 예정이며, 개혁신당도 관련 작업에 착수했다.
법조계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공직선거법상 재선거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하는 때에만 선거 무효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투표용지가 100장 이상 부족했던 투표소 17곳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정원오 민주당 후보를 6만259표 차로 누른 서울에 있었다. 전국적으로 부족했던 투표용지 수는 4726장으로 집계돼 당락에 영향을 줄 수준은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국민의힘은 전날 제출한 국정조사 요구서에서도 투표 종료 전 방송사 출구조사 발표 경위와 함께 선거 효력을 조사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와 달리 민주당은 투표지 인쇄 수량 산정 과정과 조치의 적정성, 행정 마비 등 진상 규명에 초점을 맞추고 국정조사를 신속히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당 지도부는 “법원이 판단할 몫”이라며 재선거에는 거리를 두고 있다.
양당의 주도권 싸움도 치열하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특별위원을 여야 9명씩 선임하고 특위 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교섭단체·비교섭단체 의석 비율대로 위원을 선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당 모두 특검법안을 발의했지만, 이 역시 온도 차가 있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와 특검을 사실상 동시에 추진하며, 특검 후보자 2명 추천 권한을 가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필요시 특검 도입을 검토할 수 있고, 여야가 3명의 후보자를 추천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