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립습니다 - 나의 엄마 박영옥(1952∼2026)
엄마 장례를 치른 지 여러 날이 지났다.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고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 4개월 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돌아가신 터라 더 그런 것 같다.
나의 엄마는 아빠를 만나서 딸 3명을 낳았다. 넉넉하지 않은 가정 형편에도 딸들에게 음악을 시키신다고 애쓰셨고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며 좋은 음식 솜씨로 주변에 나누면서 살았다. 그러다 아빠가 환갑도 되기 전에 지병인 간경화로 하늘나라에 가시고 딸 3명과 의지하며 살던 중 60대 초반의 나이에 치매 진단을 받았다. 워낙 젊은 나이에 치매가 와서 그런지 진행 속도가 빨랐다. 어느 순간에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었고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작년 말부터는 음식을 삼키는 것도 잊어버려 제대로 식사를 할 수가 없으니 살이 많이 빠져 뼈만 남은 상태가 되었다. 그러다가 올해 1월 중순에 죽이 기도로 넘어가 심장이 멈추는 큰 사고가 일어났다. 그 결과, 뇌손상이 생겨 의식도 없이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되었다.
자가호흡이 안 되어 인공호흡기에 의지해야 할 정도로 정말 좋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의료진의 헌신적인 치료와 딸들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의 기도와 응원 덕에 2주 후에는 2차 병원으로 옮기게 되었다. 여기에서 눈도 살짝 뜨고 상태가 나아지는 듯했다. 다행히 자가호흡도 할 수 있어 인공호흡기를 뗄 수 있었다. 4월 중순에 동네에 있는 요양병원으로 옮겨 점점 나아질 것을 기대했으나 5월에 들어서면서 혈압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승압제를 써도 더는 혈압이 올라가지 않았다.
병원 의료진은 혈압이 떨어지면 위험하다며 가족들에게 마음의 준비를 할 것을 이야기했다. 며칠 더 지나니 소변이 배출되지 않아 몸이 붓기 시작하고 산소포화도가 낮아 몸에 청색증까지 나타났다.
엄마가 세상을 떠나시기 하루 전 저녁에 병원에 갔더니 그 힘든 상황에서도 눈을 뜨고 있었다. 아마도 내가 오길 기다렸던 것 같다. 그리고 몇 시간 후에 돌아가셨다고 연락을 받았다. 오랜 와병 생활로 욕창도 심하고 여기저기 상처가 많아서 많이 아팠을 텐데 그래도 얼굴은 비교적 편안해 보였다.
장례식장에 오신 많은 분들이 말하기를 엄마가 4개월을 버틴 것이 다 딸들 때문일 것이라고 하셨다. 10년 넘게 치매 걸린 엄마를 모신 효녀라고 칭찬하셨다. 근데 생각해보면 효녀 소리를 들을 일이 아니다. 엄마한테 미안한 게 많다. 정말 아쉽고 후회되는 것이 너무 많다.
작년 여름에 엄마가 복숭아를 잘 드셨다. 그래서 복숭아를 매일 사는 게 일이었는데 그게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 앞으로 복숭아만 보면 엄마 생각이 많이 날 것 같다. 엄마가 좋아하시던 음식만 봐도 그럴 것이고 엄마랑 같이 갔던 여행지를 가도 그럴 것이다.
엄마가 너무나 그립다. 지금쯤 천국에서 아빠를 만나셨을까? 엄마 사랑해. 나중에 천국에서 꼭 다시 만나자!
딸 김신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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