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 논설위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서울 집값을 잘 막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선거에 좋은 영향이 차라리 더 많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이런 인식에도 6·3 서울시장 선거에서 부동산 정책이 여당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야당 후보인 오세훈 시장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한강 벨트에서 크게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강남과 서초구에선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각각 34.1%포인트, 31.5%포인트나 앞섰다. 지난 1년간 서울 집값 상승률 상위 10개 구 중 성동·마포구를 제외하고 송파·광진·영등포·양천·강동·동작·중·용산구에서 정 후보를 눌렀다.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보유세 부담이 커진 데다 정부가 선거 이후 부동산 세제 개편을 예고한 것이 강남과 한강 벨트 표심을 결집시켰다는 분석이다. 결집 강도도 강해졌다. 이 지역은 지난해 대선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보다 8∼9%포인트 더 오 시장에게 표를 몰아줬다. 정 후보가 이긴 15개 구에서도 재건축·재개발 이슈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오 시장이 지난해 대선 때보다 표를 더 받았다.

오 시장은 2010년 선거에서 유권자가 가장 많은 강남 3구 몰표를 바탕으로 0.6%포인트 차 신승했는데 이번에도 1.15%포인트(6만259표) 차이로 이겼다. 오 시장이 물러나며 치른 2011년 보궐선거와 2014, 2018년 선거에서 보수 정당 후보들은 강남 3구와 용산구 등에서만 앞서며 민주당 후보에게 패했다. 2010년대 마용성(마포·용산·성동)으로 불리는 신흥 집값 상승 지역이 등장했다. 문재인 정부 때 집값 급등으로 한강 벨트로 확장돼 서울 표심의 보수화가 나타났다. 2021년 보궐선거와 2022년 선거에선 오 시장이 낙승했다. 여당에 유리했던 이번엔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우세했던 영등포, 동작구에서도 오 시장이 이겼다.

부동산 표심으로만 보면 이재명 정부의 정책이 실패할 경우 서울의 보수화가 더 심해지면서 민주당이 서울시장을 배출할 가능성이 더 낮아질 수 있다. 집값 안정과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등을 통해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가 표를 더 받지 못하면 구조적으로 지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부동산에 더 좌우되는 서울시장 선거가 민주당에 큰 난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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