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부족 사태에서 촉발된 2030 세대의 분노가 ‘잠실 집회’를 넘어 전국 대학가로 확산했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성균관대·서강대·한국외대 등의 총학생회는 6·10만세운동 100주년 및 6·10 민주항쟁 39주년인 10일 오후 시국선언을 발표한다. 16개 대학이 참여할 예정이며, 늘어날 수도 있다고 한다. 참정권 침해에서 시작된 청년세대의 시위가 공정과 상식을 위한 목소리로 집결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고, 귀추도 주목된다.

이념 퇴조와 취업난 악화 등 환경이 크게 바뀌면서 최근 대학 내 학생운동은 총학생회를 구성하기도 힘들 정도로 존재감을 잃어왔다. 대학생들의 개별적 정치 행사 참여 등은 있었지만, 총학생회 차원의 전국적 시국선언은 희박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의 움직임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됐을 뿐, 새로운 사회 참여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여야 구도도 뛰어넘는다. 전남대 총학생회는 “훼손된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잃어버린 참정권을 되찾기 위해 함께 목소리를 내자”, 부산대는 “단순한 예측 실패나 행정 착오로 치부해선 안 된다”, 경상국립대는 “정파적 이해타산을 초월한 헌법적 가치 훼손”이라고 봤다.

2030 세대의 인식과 행동은 50대 이상 기성세대와 크게 다르다. 2019년 조국 사태를 거치며 절차와 제도의 공정성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성향을 보여왔다. 청년세대의 높은 실업률과 미래에 대한 불안, 연금 등 세대 갈등으로 사회적 불만도 누적돼 왔다. 그럼에도 잠실 집회에서 보여준 것처럼 이들은 SNS로 정보와 의견을 나누며 자발적으로 참여해 자신들의 정치적 주장을 당당하게 내세우고 있다.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선거관리위원회 구조개혁 등 당장 이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나아가 이들이 정치의 주역으로 성장해 기득권 정치를 혁신할 수 있도록 전방위 노력을 기울이는 일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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