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체인저 된 ‘비대칭 전력’

 

이란, 드론 등 무인 무기로 공격

美조종사 2명은 수상드론이 구조

 

미군, 이란 방공시설 보복 타격

이란군, 바레인 美함대에 맞대응

워싱턴 = 민병기 특파원

호르무즈 해협 상공을 순찰하던 미국의 아파치 헬기가 이란에 의해 격추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란 전쟁에서도 보여지는 비대칭 전력의 유용성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 장면으로 꼽힌다. 세계 최강의 공격형 헬기로 꼽히는 ‘AH-64 아파치’가 공격형 드론이나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에 의해 격추됐고, 해당 헬기에 타고 있던 조종사 2명을 구조한 장비 역시 무인 수상정(수상 드론)인 점을 감안하면 전쟁에서 비대칭 전력의 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9일(현지시간) 미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 전날 호르무즈 해협에서 아파치 헬기를 격추시킨 것은 이란의 ‘샤헤드 공격 드론(Shahed attack drone)’이라고 보도했다. 아파치는 기관포와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는 미 육군의 주력 공격형 헬기다. 미국·이란 전쟁 발발 후 이 헬기가 격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우크라이나가 드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불리한 전황을 극복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갈수록 비대칭 전력의 활용이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은 그간 저가의 드론 공격을 통해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되는 패트리엇 미사일 등 고가의 방어체계를 두들기는 ‘가성비’ 공세를 퍼부은 데 이어 미국의 대표적 재래식 무기를 무인 저비용 첨단 무기를 활용해 무력화했다. 샤헤드 드론의 단가는 대략 1기당 2만 달러(약 3000만 원)로 알려져 있다. 아파치 헬기는 1대당 가격이 수백억 원대에 달한다.

단 폭스뉴스는 방위 산업 관련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 아파치 헬기를 격추시킨 것이 드론이 아닌 어깨에 메고 발사하는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이라고 보도했다.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 역시 저가의 무기 체계다. 지난달 30일 미 NBC방송은 지난 4월 이란 남서부 상공에서 미 공군 F-15 전투기를 공격해 격추시킨 무기가 중국산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격추된 아파치 헬기에 타고 있던 조종사 2명은 무사히 구조됐는데, 대(對)이란 군사작전을 총괄 지휘하는 미 중앙사령부의 티머시 호킨스 대변인은 “미 해군 수상 드론이 물에 빠진 (아파치) 승무원들을 발견해 구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수상 드론이 그들을 태워 다른 해상으로 이동했고, 그곳에서 그들은 추가 이송을 위해 헬기로 올려졌다”고 설명했다. 미 인터넷매체 액시오스는 이 수상 드론이 방산업체 사로닉(Saronic)이 개발한 ‘코르세어’라고 보도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SNS에 올린 성명에서 미 공군 및 해군 전투기의 정밀 유도 무기를 사용해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이란 방공 시설과 지상 관제소, 감시 레이더 기지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아파치 헬기 격추에 대응한 공격으로 풀이된다. 이에 재보복 공격을 예고했던 이란 역시 바레인에 있는 미 해군 5함대 등 역내 미군 목표물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민병기 특파원
민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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