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간 현장을 누벼온 사진기자 출신 박성일 작가가 두 번째 장편소설 ‘마지막 접속’(좋은땅)을 출간했다. 화려한 우주 전투나 기술적 과시 대신, 기록과 대화, 관측과 침묵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독특한 ‘SF 인문학 소설’이다.

소설의 무대는 2050년 지구. 전파 천문학자 도현은 우주에서 날아온 의문의 신호와 마주하며 외계 문명의 존재, 인류의 미래, 그리고 개인의 사랑과 이별이라는 세 가지 국면을 동시에 맞닥뜨린다. 소설은 단순히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증명하는 서사에 머무르지 않는다. 진실을 알 권리와 모르게 할 책임, 질문을 유지해야 하는 윤리, 사랑이 감당해야 할 침묵의 무게를 추적한다.

6년간의 치밀한 천문학 자료 조사와 고찰을 바탕으로 완성된 이 소설은 사건을 설명하기보다 관측하고 기록하는 서술 방식을 취한다. 이는 현장을 기록해온 저자의 기자적 태도와 닮아 있다. 문명의 종말과 개인의 이별을 나란히 병치한 정교한 구조 속에서, 소설은 명확한 해답 대신 독자의 몫으로 질문을 남긴다. 256쪽, 1만4000원.

신재우 기자
신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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