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필리핀 경찰관 라파엘 둠라오. GMA네트워크 방송화면 캡처.
전직 필리핀 경찰관 라파엘 둠라오. GMA네트워크 방송화면 캡처.

10년 전 한국인 사업가 고(故) 지익주씨가 필리핀에서 돈을 노린 현지 경찰들에 납치·살해돼 충격을 안긴 가운데, 그 주범이 약 2년 여의 도주 끝에 붙잡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9일(현지시간) 오전 5시 15분쯤 필리핀 마닐라에서 사건의 주범이자, 전직 필리핀 경찰청 마약단속국 팀장인 라파엘 둠라오가 필리핀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둠라오는 체포 당시 페이스북 라이브로 딸의 결혼식을 시청하고 있었고, 저항하지 않고 잡혔다고 전해진다.

존빅 레물라 필리핀 내무부 장관의 기자회견 내용에 따르면 둠라오는 권총 한 자루와 함께 마닐라 수도권 케손시티의 한 주택에서 은신하고 있었다. 필리핀 경찰은 제보를 받고 약 3주간 은신처를 감시한 끝에 둠라오 체포에 나섰다.

고(故) 지익주씨 7주기 추모식 영정 사진. 유족 제공
고(故) 지익주씨 7주기 추모식 영정 사진. 유족 제공

둠라오는 2016년 10월 필리핀 북부 루손섬 앙헬레스시에서 하급자인 현직 경찰관 2명과 함께 마약 단속 작전을 가장, 지씨를 자택에서 납치한 뒤 경찰청 주차장으로 끌고 가 살해했다. 이후 시신을 불법화장해 유기했다. 2023년 1심에서 무죄로 풀려났다가 2024년 2심에서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2심 법원이 체포영장을 곧바로 발부하지 않았고, 둠라오는 이 틈을 타 도주했다.

필리핀 당국은 2024년 9월 둠라오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배에 나섰으며, 약 1년 9개월 만에 체포했다.

소식이 알려지자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페이스북에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는 국경이 없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세계 어느 곳에서든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끝까지 추적하고 반드시 그에 합당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유가족을 향해서도 위로를 전하며 “10년이 넘는 고통과 기다림 속에서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길 간절히 바라온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적었다.

이민경 기자
이민경

이민경 기자

디지털콘텐츠부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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