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40대 젊은 당뇨병 환자 5명 중 4명은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5세 이상 고령 당뇨 환자보다 비만 비율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로, 젊을수록 합병증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어 더 치명적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박세은 교수 연구팀은 ‘당뇨병 팩트시트 2025’를 토대로 국내 성인 당뇨병 환자의 비만 실태를 정밀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대한당뇨병학회 공식 학술지 ‘당뇨·대사 저널(Diabetes & Metabolism Journal)’에 게재됐다.

분석 결과, 국내 성인 당뇨병 환자의 비만(체질량지수 25㎏/㎡ 이상) 유병률은 52.4%였다.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비만 동반 비율은 가팔라졌다. 30대는 81.3%, 40대는 76.7%가 비만이어서, 젊은 환자 대부분은 당뇨병과 비만을 동시에 겪고 있었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 환자의 비만 유병률은 38.3%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두 배를 넘는 수치다. 비만이 젊은 세대 당뇨병의 핵심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허리둘레를 기준으로 한 복부비만에서도 같은 경향이 확인됐다. 전체 성인 당뇨병 환자 중 복부비만 비율은 61.1%였고, 30대와 40대는 각각 78.4%, 73.1%로 더 높았다. 복부비만은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이 제 역할을 못 하게 하는 인슐린 저항성을 키워 심근경색·뇌졸중 등 심혈관 합병증 위험을 크게 끌어올리는 주범으로 꼽힌다.

연구팀은 인슐린 분비 능력 저하로 생기는 이른바 ‘마른 당뇨병’을 한국인 당뇨병의 전형으로 보던 흐름이 깨지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비만형 당뇨병’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혈당을 낮추는 치료에 더해 체중 관리를 병행하는 통합 치료의 중요성이 한층 커졌다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활동량 감소에서 비롯된 비만이 젊은 당뇨병 증가의 배경”이라며 “이른 나이에 비만형 당뇨병이 시작되면 합병증 노출 기간이 길어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노지운 기자
노지운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