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보유세 강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어찌 보면, 6·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선거 패배의 원인이 된 보유세 강화 가능성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을 무시한 아집처럼 느껴진다. 시장을 무시한 정부의 개입에 시장은 원하지 않은 부작용으로 반격한다.

지난 5월 10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재개된 이후 3주간의 서울 아파트 가격은 급등세로 바뀌었다. 필자가 생산하는 ‘주간 실거래가지수’로 0.5%의 심각한(연간으로는 25%가 넘는) 주간상승률이 3주간 이어지고 있다. 현 최고세율 82.5%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면서 거래는 반 토막 났는데, 가격 하락은커녕 오히려 급등하던 문재인 정부 후반의 부작용이 재연되고 있다.

강남 아파트 가격을 잡기 위해 시작된 규제 강화의 불똥이 전월세시장으로 튀어, 현 정부 출범 직전 1년 간 2.0%와 3.6%의 상승에 불과했던 아파트 전세와 월세는 이 대통령 임기 1년간 각각 10.0%, 9.3% 급등했다. 그런데도 이번 기자회견에서 ‘국내 보유세의 수준이 너무 낮아, 사람들이 아무 부담 없이 집을 사 모으는 투기적인 행태를 보이고,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선진국 수준으로 보유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기존 인식이 다시 드러났을 뿐이다.

먼저, 국내 보유세 부담이 과연 심각하게 낮은 수준일까. 종합부동산세 징수액이 가장 많았던 2022년 GDP 대비 보유세 비중은 1.2%로 OECD 평균(1.0%)보다 높았다. 이후 고금리로 인한 가격 하락과 종부세 완화로 인해 2024년에는 0.9%로 떨어졌으나, 이는 여전히 OECD 평균과 같은 수준이다. 보유세 부담의 급격한 상향 조정이 시급한 문제인지는 고민이 필요하다.

문제는, 보유세 부담이 지나치게 누진적이라는 것이다. 보유주택 수가 많을수록, 총주택가액이 높을수록 세율은 최고 5%까지 높아진다. 또한, 종부세의 징수 강도에 따라 2017년 OECD 평균에 미달하는 0.8%에서 2022년 최고 1.2%로 널뛰기하는 GDP 대비 보유세 비중의 변동성에서도 읽힌다. 즉, 국내의 보유세 부담은 여러 채의 주택을 보유하고 임대하는 다주택자에게 과도하게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지금보다 더 누진적인 구조로 강화할 여유가 없다.

2020년 문 정부 때 종부세가 강화되면서 다주택자의 수는 계속 줄어들어 왔다. 최근 수년간의 국지적인 가격 급등이 다주택자들이 보유주택 수를 늘리는 투기적인 행태로 인해 초래됐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약하다. 오히려 보유세의 과도한 누진적 구도가 다주택자의 역할인 전월세 주택의 공급을 위축시키고, 종부세 부담이 임차가구에 전가되는 현상을 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 이미 경험했고, 이 정부의 종부세 강화 시도로 다시 겪게 될 부작용이다.

소득에 기반한 주거 소비를 유도하기 위해 보유세를 강화하고, 효율적인 주거소비 조정과 원활한 주거이동이 가능하도록 거래세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은 오래된 학계 정설이다. 하지만 그 보유세는 누진적이지 않은 동일 세율을 기본으로 한다. 보유세 강화가 시도된다면 누진적인 보유세 부담 구조가 초래하는 부작용, 차(次)고가주택으로의 풍선효과 차단, 그리고 전월세 임차가구의 부담으로 전가되지 않는 해법이 요구된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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