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11일 오전(한국시간) 멕시코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각오를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12년 전 실패는 잊어라. 두 번째 도전에 나서는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성공적인 2026 북중미월드컵을 다짐했다.
홍 감독은 체코와의 북중미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을 하루 앞둔 11일 오전(한국시간) 멕시코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회를 준비하면서 우리 팀은 소홀함이 없었던 것 같다. 특히, 선수들이 보여준 헌신적인 모습, 노력하는 모습, 그간 함께 싸운 시련들이 내일 경기에서 나올 수 있도록 하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밝혔다.
국제축구연맹(FIFA) 25위 한국과 40위 체코는 A조 2위를 두고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승점이 같을 경우 승자승이 우선 적용되기에 이 경기에서 이기는 팀이 순위 경쟁에서 매우 유리하다. 역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1승 2무 2패로 뒤진다. 통계전문업체 옵타는 슈퍼컴퓨터 예측에서 한국의 승리 가능성을 42.9%, 체코의 승리 확률을 31.1%로 분석했다.
북중미월드컵은 홍 감독의 두 번째 월드컵이다. 홍 감독은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지휘봉을 잡았으나 러시아와 1-1로 비긴 후 알제리에 2-4, 벨기에에 0-1로 지면서 H조 4위에 그쳤다. 홍 감독은 당시 대회 개막 1년여를 앞두고 급하게 부임한 탓에 준비 시간이 부족했다.
홍 감독은 “2014년 대회에서 실패했지만, 그간 많은 경험을 토대로 해서 이번 월드컵을 잘 준비했다고 생각한다.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선수들이 신나고 재미있고, 활기차게 할 수 있는 분위기는 만들었다”고 말했다.
주장 손흥민(LA FC)은 홍 감독과 함께 브라질에서 월드컵에 처음 출전했고, 이번 대회에서 생애 네 번째 출전을 앞두고 있다. 손흥민은 “월드컵 매 경기는 선수로서 인생을 걸 정도로 중요한 경기다. 내일도 우리가 가진 것 이상을 해내겠다”면서 “선수들을 진정시켜야 할 정도로 다들 열정적으로 준비했다. 그 노력의 꽃이 피었으면 좋겠고,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왼쪽)을 비롯한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1일 오전(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 훈련장에서 러닝으로 워밍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 감독은 체코전에 많은 공을 들였다.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이 해발 1571m에 자리하기에 지난달 18일부터 해발 1460m의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사전캠프를 진행했고, 이달 6일 과달라하라에 입성해 일찌감치 현지 적응에 돌입했다. 홍 감독은 “전체적으로 완벽하게 적응이 된 상태”라며 “선수들 마음속에는 우리가 고지대에 적응했다는 안도감, 자신감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체코는 고지대 적응을 포기하고 경기 하루 전날 과달라하라에 도착했다. 유럽예선 플레이오프를 통해 뒤늦게 본선에 오른 체코는 베이스캠프를 해발 150m에 자리한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마련했다. 연구에 따르면 해발 1500m부터 생리적 변화가 시작된다. 스프린트 등 폭발적인 동작에서는 차이가 없으나, 지구력과 회복 능력이 감소한다. 체코는 고지대에 충분히 적응한 한국과 다르기에 후반전이 키포인트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로슬라프 코우베크 체코 감독은 고지대 변수를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고지대 적응이 완벽하지 않다고 해서 벌써 낙담하고 싶지는 않다”며 “날씨나 환경은 항상 거론되는 주제지만, 개인적으로 크게 개의치 않는다. 우리는 상황을 잘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환경에 미리 적응해 경기를 치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내일 우리 선수들이 피치 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