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증가로 교육교부금이 80조 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기획예산처는 8월 말 확정해 국회에 제출할 내년 예산안과 관련, 지출 구조조정 핵심 과제로 교육교부금 개편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현재 교부금은 1972년 제정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내국세의 20.79%가 시·도 교육청으로 자동 배분된다. 초·중·고 학생이 2016년 596만 명에서 올해 492만 명으로 준 반면 교부금은 43조 원에서 두 배 가까이 폭증했다.
그 산물이 교육예산의 기형적 구조다. 초·중·고의 1인당 교육예산은 2만1476달러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만2438달러)을 훌쩍 뛰어넘는 세계 1위다. 반면 대학은 1인당 6617달러로, OECD 평균(1만5102달러)의 절반에 못 미친다. 중·고교에선 넘치는 돈으로 노트북을 뿌리고, 멀쩡한 잔디를 갈아엎는다. 심지어 화장실에 스마트폰 충전기를 설치하고도 남은 유휴 자금만 수십조 원인데, 미래 인재를 키울 대학은 고사(枯死) 직전이다.
개혁의 목소리가 없었던 것이 아니다. 5년 전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첫 경보음을 시작으로, 2023년에는 감사원까지 교육교부금 실태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보수 정부 시절에는 더불어민주당의 반발과 교육계의 저항에 막혀 제대로 칼을 대지 못했다. 6·3 교육감 선거에서도 ‘중학생 1인당 100만 원 지급’‘매달 30만 원 지원’ 같은 현금 살포성 공약이 난무했다. 당선된 교육감들 역시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교육교부금 수술에 반대하는 분위기다.
이재명 정부가 개편에 나선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여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한 지금이 법 개정의 골든타임이다. 내국세 자동 연동 방식을 폐기하고, 명목경제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한 방식으로 바꾸어야 한다. 더 많은 교부금이 영유아 보육부터 대학, 성인 재교육 및 직업 훈련까지 흘러가도록 지출 구조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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