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111억달러… 205.8%↑

원·달러 높은 환율은 요지부동

정부, 기업 만나 대책마련 나서

6월 1∼10일 수출액이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올해 전체 수출액 1조 달러, 무역수지 2000억 달러 이상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수출 증가가 원·달러 고환율 해소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이에 정부는 수출 업계와 환전 등 환율 안정 방안을 논의하는 동시에 2000억 달러의 대미 투자 펀드를 약속한 미국과도 투자 실행 시기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은 286억 달러, 수입은 234억 달러로 52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수출 실적은 1∼10일 기준으로 기존 최고 기록이었던 지난 4월의 252억 달러를 또다시 경신한 것이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7일로 작년 같은 기간(5.5일)보다 1.5일 많았지만 일평균 수출액은 40억9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6.1% 증가했다.

반도체가 이러한 수출 호황을 견인했다. 이 기간 반도체 수출액은 111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5.8%나 늘었다. 1∼10일 기준 역대 최대치이자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겼다. 이 같은 수출 실적에 힘입어 수출입 당국에서는 올해 한국의 총수출액이 1조 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누적 무역 흑자는 최소 2000억 달러를 넘길 것이란 전망이 수출입 당국에서 나오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국세 수입도 늘어났다. 이날 기획예산처의 4월 재정동향에 따르면 반도체 기업들의 법인세 신고액 분납분이 4월에 반영되고 성과 상여금으로 근로소득세가 증가한 영향 등으로 4월 국세수입에서 전년 동기 대비 소득세(44조7000억 원)는 5조9000억 원, 법인세(39조 원)는 3조2000억 원 각각 늘었다.

다만 이 같은 수출 호조세로 인한 달러 유입 증가가 당장 원·달러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이에 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과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은 이날 오전 수출업계 관계자들과 함께 서울에서 ‘외환시장 관련 수출기업 간담회’를 열었다. 정부 측에서 수출 업계에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도록 요청하는 자리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도 이날 12개 증권사와 ‘내부 감사 간담회’를 열고 국내외 주식·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와중에 과도한 해외투자 마케팅 자제를 주문했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금융기관이 한은에 예치한 외화예금 초과 지급준비금에 대한 이자 지급을 6개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금통위는 외화예금 초과 지급준비금에 대해 6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미국 정책금리에 연동된 이자를 지급하기로 한 ‘한시적 외화지준 부리’를 의결했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넘어선 상황에서 외환시장 수급 안정을 유도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아울러 국내 고환율 문제는 대미 투자 펀드 이행에도 차질을 초래할 수 있어 한·미 정부 간 이행 시기에 대한 재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지성 재경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오는 12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미 재무부 측과 만날 예정이다.

박준희 기자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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