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종 논설위원

미국 뉴욕 맨해튼 금융지구에 있는 주코티 공원은 2011년 9월부터 시작된 ‘점령하라(Occupy)’ 시위의 발상지이다. 작은 광장형 공원인 주코티 공원은 뉴욕시가 아닌 민간 기업 소유였기에 야간 폐쇄 규정이 없어 시위대가 텐트를 치고 노숙할 수 있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형 금융기관들이 정부 구제금융을 받았지만, 책임자 처벌이 없는 등 월가의 탐욕에 분노한 시위가 이런 형태로 미국 전역으로 확산했다.

당시 시위대는 “우리는 99%(We are the 99%)”라는 구호를 외쳤고, 미국 상위 1%에 집중된 부와 권력을 강하게 비판했다. 두 달여간 진행된 시위는 그해 11월 경찰이 주코티 공원의 천막촌을 철거하면서 일단락됐다.

최근 인도에서도 하늘의 별 따기로 불리는 의대 입학시험 과정에 심각한 비리 정황이 불거졌다. 수험생들이 교육부 장관 퇴진 운동에 나섰는데 대법원장이 직업 없는 청년들을 겨냥, “바퀴벌레나 기생충처럼 모두를 공격한다”고 나무랐다. 이에 분노한 젊은이들이 ‘바퀴벌레 국민당(CJP)’을 만들었는데 현재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2270만 명이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집권 인도국민당(BJP) 팔로어(945만 명)를 압도한다.

서울 송파구 투표소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서 촉발된 2030세대 주축의 항의가 1주일째 지속되고 있다. 잠실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자발적인 집회가 계속되는 가운데 전국 대학가 총학생회의 지지 입장 표명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지원자가 없어 총학생회 구성조차 어려운 대학이 많은데 대학가의 이런 집단 움직임은 오랜만이다. 1987년 서울대생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에서 촉발된 대학가 시위가 6·10 항쟁으로 이어졌듯 제2의 6·10 항쟁으로 발전할지도 주목된다.

정치권의 주류를 형성하는 86 기득권 세력에 반발한 2030세대의 정치적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친여 유튜버들의 발언이 기름을 붓고 있다. 매불쇼 진행자인 최욱 씨는 극우화한 이대남을 향해 “온라인상에서 탱크로 밀어버려야 한다”고 했고, 정준희 한양대 겸임교수는 “몽둥이를 드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런 식으로 무시했다간 큰코다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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