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온라인 카페에는 “2금융권에서 대출받으면 DSR 50%까지 적용된다고 해 알아보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에는 “요즘은 2금융권에서 대출받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은행보다 한도가 더 나온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정부가 은행권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차주들이 보험사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12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3000억 원 늘어 전월(1조4000억 원) 대비 증가 폭이 커졌다. 업권별로 보면 상호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4월 2조1000억 원에서 5월 7000억 원으로 줄어든 반면 보험사는 4000억 원 감소에서 9000억 원 증가로 전환했다. 여신전문금융회사 역시 2000억 원 감소에서 6000억 원 증가로, 저축은행은 200억 원 감소에서 2000억 원 증가로 돌아섰다.
금융권에서는 강화된 대출 규제가 이러한 흐름의 배경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은행권의 DSR 규제 비율은 40%인 반면 보험사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은 50%가 적용된다. 같은 소득 수준이라도 제2금융권에서 더 많은 금액을 빌릴 수 있는 만큼 은행권에서 한도가 부족한 차주들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들 속속 대출 축소
은행권 가계대출 급증세에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신용대출 축소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11일 서울 한 시중은행 지점에 고객이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제2금융권 대출 확대에 대한 우려점은 적지 않다. 저축은행이나 캐피털사의 대출금리는 시중은행보다 높은 수준인 경우가 많아 같은 금액을 빌리더라도 차주가 부담해야 하는 이자 비용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SBI저축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29∼10.19%이며, IBK저축은행의 부동산 담보대출은 연 6.78∼19.99%이다.
특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 중·저신용자가 제2금융권에 집중될 경우 연체율 상승과 부실 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금융권에서는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으며 일부 업권의 연체율도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전문가들은 가계대출 규제가 지속되는 한 제2금융권으로의 수요 이동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단순히 대출 한도만 보고 금융회사를 선택하기보다는 금리 수준과 상환 능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한도가 더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제2금융권을 선택할 경우 예상보다 큰 이자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며 “대출 규모뿐 아니라 향후 상환 계획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