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주째 이어지는 참정권 시위

 

선관위, 개표결과 잘못 입력

투표지 부족이어 부실 드러나

국회 이르면 내주 국조 예정

시위 강제해산 목소리도 분출

서종민·노수빈·나윤석 기자, 광주=김린아 기자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규탄으로 시작된 ‘참정권 시위’가 12일로 1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류가 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업무 피해를 보고 있는 체육계 등에서는 강제 해산 목소리도 나온다. 개표 결과 입력 오류 등 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 선거관리 사례가 연일 추가되는 가운데, 국회는 이르면 다음 주부터 국정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참정권 시위 1주일, 장기화 및 성격 변질 조짐 = 개표소 봉쇄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는 여전히 이날 오전 일찍부터 170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태극기를 흔들며 “재선거”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주중 시위 규모는 줄어들었지만, 주말에 가족 단위와 2030세대 청년들이 합류할 경우 규모가 커질 수도 있다. 평일에는 시위대 규모가 줄었다가 주말에는 다시 몸집이 커지는 경향이 반복되며 시위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부실 선거보다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봉쇄 기간이 길어지면서 곳곳에서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는 체육계는 “공권력을 투입해서라도 봉쇄 사태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전날 문화체육관광부 주재로 국민체육진흥공단, 핸드볼경기장 입주 회원종목단체들과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업무 연속성 확보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대학가의 목소리도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성명과 시국선언을 한곳에 모아둔 인터넷 사이트 ‘한 표의 기록’에는 이날 오전 기준 212개 대학(241개 캠퍼스)의 성명 391건이 게시됐다.

◇속속 추가되는 ‘엉망진창 선거관리’ = 선관위의 부실 선거관리 실태는 계속 드러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경기교육감·전북교육감 선거 개표 결과가 잘못 입력됐다는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 후보 간 득표수가 서로 바뀌어 입력됐는가 하면, 일부 투표소는 다른 투표소 득표수를 입력했다. 정정 결과 안민석·임태희 후보 간 차이가 47표 줄었다. 전북교육감 선거에서는 한 투표소의 개표 결과가 중복 입력돼 1104표가 누락됐다. 충북선관위는 청주 일부 투표소에서 선거인 명부가 누락돼 투표 지연이 빚어졌던 것에 대해 지난 8일 사과했다. 투표지 부족 및 추가 투표지 공급 실패뿐 아니라 개표에 대한 관리 감독까지 실패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의혹이 확산하는 상황이다.

◇국회 진상조사 급물살 =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의혹 해소와 진상 규명을 위해 조속히 국정조사에 돌입해야 한다”며 “다음 주 본회의를 열어 국정조사 요구서를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특위 구성과 관련해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우리 당이 위원장 자리를 꼭 가져야 하는 사안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야당에 국정조사 특위 위원장을 넘겨주고 신속히 가동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국민의힘이 청와대까지 조사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한다면 여야 대립이 길어질 수 있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문제는 국민의힘이 재선거까지 요구하는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며 “선거 관리의 부실을 개선하는 것과 선거제도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성질이 전혀 다르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번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는 부분이 가장 먼저 판단이 돼야 하기 때문에, 국정조사를 통해 파악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유럽을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오는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현지에서 화상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6·3 지방선거 ‘투표지 부족 사태’ 관련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국민 참정권을 침해한 선관위의 부실 행정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자 이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순방 중에 수석보좌관회의를 열어 사태 점검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종민 기자, 노수빈 기자, 나윤석 기자, 김린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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