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된 벨파스트 흉기 난동극. 수단 출신 망명자인 하디 알로디드(30)가 40대 백인 남성 스티븐 오길비의 안면을 수차례 흉기로 공격했다. SNS 캡처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된 벨파스트 흉기 난동극. 수단 출신 망명자인 하디 알로디드(30)가 40대 백인 남성 스티븐 오길비의 안면을 수차례 흉기로 공격했다. SNS 캡처

지난 8일(현지시간) 늦은 밤, 영국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북부의 한 거리에서 한 괴한이 바닥에 쓰러진 백인 남성 위에 올라타 흉기로 안구와 얼굴, 목 급소에 공격을 가했다. 가해자는 30세 수단 출신 망명자 하디 알로디드(30)다. 이 살인미수 사건은 급속히 북아일랜드를 넘어 유럽 내 인종간 반목과 반이민정서를 뜨겁게 지폈다. 경찰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알로디드는 2023년 9월에 발급된 5년짜리 비자로 영국에 거주하고 있었다. 더블린에서 벨파스트로 이동한 뒤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추정된다.

11일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현재 벨파스트는 도시 전체가 화염에 휩싸이는 등 치안이 매우 불안정한 상태다. 검은 복면과 두건을 쓴 남성들이 벨파스트 내 이민자 밀집 지역을 휩쓸며 “외국인들은 나가라”고 외치고 주택, 차량에 불을 질렀다. 이민자 가정의 아이들도 무차별 공격의 대상이 될 정도로 분위기가 매우 험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는 또 불타는 쓰레기통을 벨파스트 시내버스 안으로 밀어 넣는 등 대중교통 운행을 중단시켰다. 북아일랜드 경찰은 재물손괴 신고 13건과 방화 신고 최소 5건을 접수했으며, 이 중 일부는 증오범죄로 처리되었다고 밝혔다.

복면과 두건으로 얼굴을 가린 남성들의 모습. AFP 연합뉴스
복면과 두건으로 얼굴을 가린 남성들의 모습. AFP 연합뉴스

소요 현장에서 이민자 가정의 대피를 도운 브라이언 앤더슨 목사는 BBC에 “폭동 가담자는 주로 ‘통제 불능의 젊은이들’이었지만, 공격은 소수의 노년 남성들에 의해 주도된 것으로 보인다”고 증언했다.

영국의 반이민 운동가 토미 로빈슨은 이번 수단 이민자에 의한 흉기 난동을 “우리 민족에 대한 또 다른 침략자의 공격”이라고 규정지으며 선동했다. 남아공 출신인 일론 머스크는 로빈슨의 글을 X에 리트윗하며 “반복적이고 큰 소리로 시위해야만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라고 부추겼다.

반면, 희생자 40대 백인 남성 스티븐 오길비의 가족은 지난 10일 성명을 내 폭동을 멈춰줄 것을 호소했다. 가족들은 “우리나라에는 의료 시스템과 서비스업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매우 귀중한 공헌을 하는 이민자들이 많으며, 우리는 그들이 있어야만 나라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다”며 “우리는 이 끔찍한 비극이 사람들을 분열시키거나 적대감을 부추기는 데 이용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길비는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중이나 매우 위중한 상태다.

이민경 기자
이민경

이민경 기자

디지털콘텐츠부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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