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이노냥 영상에 등장
동양인 비하 제스처 보여
한국인 인플루언서를 향해 동양인 비하 제스처를 한 멕시코 공공단체장이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15일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멕시코 할리스코주 측량·지리공학자 협회(CITGEJ) 회장이던 울리세스 페르난도 베르날 미라몬테스는 최근 불거진 인종차별 논란의 책임을 지고 해임 절차에 들어갔다.
협회 관계자는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일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사건 발생 당일 곧바로 명예·정의위원회를 소집했고, 베르날 회장을 직위에서 해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틱톡과 유튜브 등 SNS에서 약 90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한국인 유튜버 이노냥은 멕시코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미월드컵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 후 현장 분위기를 촬영해 올렸다.
영상에는 이노냥의 뒤편에 앉아 있던 남성이 카메라를 향해 손가락으로 눈을 옆으로 잡아당기는 이른바 ‘슬랜트 아이(Slant Eye)’ 제스처를 하며 웃는 모습이 담겼다. 이 행동은 동양인의 외모를 희화화하는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로 알려져 있다. 당시 이노냥이 굳은 표정으로 카메라를 바라보는 장면도 그대로 공개됐다.
이후 이노냥은 자신의 SNS에 “월드컵을 보기 위해 멕시코까지 왔는데 이런 일을 겪었다”며 심경을 밝혔다. 그는 영어 게시글을 통해서도 “월드컵을 즐기기 위해 지구 반대편까지 왔지만 인종차별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해당 영상은 빠르게 확산됐고 멕시코 현지 언론도 이를 집중 보도했다. 지역 매체인 폴리티코는 영상 속 남성이 베르날 회장이라고 특정하며 “여성 관중의 외모를 공개적으로 조롱한 부끄러운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도 자신의 입장을 내고 “전 세계인이 함께하는 월드컵 무대에서 이 같은 인종차별이 반복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며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공식 사과해야 하며, 국제축구연맹(FIFA)도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건이 알려진 뒤 이노냥의 SNS에는 멕시코 누리꾼들의 사과와 응원 메시지가 이어졌다. 많은 이용자들은 “같은 멕시코인으로서 부끄럽다”, “대신 사과하고 싶다”, “공인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한 만큼 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며 피해자에게 연대의 뜻을 전했다.
한편, 미라몬테스 역시 자신의 SNS에 “내 행동으로 불쾌감을 느낀 한국인 팬과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누군가를 모욕하거나 차별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사과했다.
이어 “이번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맡고 있는 단체의) 회장직에서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김무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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